저PBR주 증시 불안에도 훨훨

2016-02-23 09:55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증시가 새해 들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평가 종목 주가는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현대증권에 따르면 PBR 1배 이하로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인 건설·철강·조선 업종 주가가 올해 들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PBR는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 수치가 1배 미만이란 것은 현재 주가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도 낮다는 얘기다. 

PBR 0.38배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는 포스코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8.02% 상승했다. 이에 비해 포스코는 철강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 우려 속에 2015년에만 40% 가량 하락했었다.

건설주도 연초 이래 상승세다. 2015년 건설주는 해외 부문 손실과 실적 악화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현대건설(PBR 0.7배)이 37.48% 상승했고, GS건설(0.51배)과 대림산업(0.66배)도 각각 27.59%, 21.61% 올랐다.

조선주도 PBR 1배 미만으로 하락장에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미포조선(0.72배)이 27.64% 상승했고, 현대중공업(0.48배)도 17.31% 뛰었다.

반면, 대표적인 고평가 종목인 화장품·바이오주는 기세가 한풀 꺾였다. 바이오 대장주 한미약품(8.72배)과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6.31배)은 연초 이후 각각 7.97%, 11.1% 하락했다.

최근 저평가주의 반등과 고평가주의 반락 현상은 연초 이후 시장 위험이 빠르게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저 PBR 주식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철강·건설 업종 주식의 경우 역사적·경험적인 PBR 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가격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시장 위험이 고조되면서 고평가주는 가격 부담이 커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전통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키운다.

실제 철강과 건설, 조선, 화학, 자동차 등과 같은 전통 수출 업종은 우호적인 환율 흐름 속에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