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국 주요 기업 "반대" vs 런던 시장 "찬성" 입장 엇갈려
2016-02-22 11:28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오는 6월 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내 여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영국 100대 기업 총수 중 절반이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찬반에 대한 입장이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HSBC와 셸, 리오틴토 등 영국 증시에 상장된 FTSE 100대 기업 가운데 50곳이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소기업 총수들도 성명서에 추가 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명서는 23일 공개될 예정이다.
기업들의 이런 입장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경우 투자 감소·일자리 축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독일 베르텔스만 재단이 영국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국계·독일계 기업 7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9%가 브렉시트 때 영국 내 사업 영역을 줄이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의 대국민 설득 과정은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 지지를 선언하면서 보수당 내 분열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존슨 시장은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힌다.
존슨 시장은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지지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 국민투표는 진정한 변화를 끌어낼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투표 여부에 따라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도 재점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BBC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결정이 나올 경우 스코틀랜드 독립이 추진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다수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EU 잔류를 지지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EU 잔류를 원한다는 응답이 48%로 탈퇴 지지(33%)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反)EU 정서에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면서 승부수를 뒀던 캐머런 총리가 일단은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브렉시트를 두고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