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인 트럼프 누나에 급관심…"누나는 낙태 옹호자"

2016-02-21 15:10

[도널드 트럼프의 누나 마리안 트럼프 베리 사진=Craig Caplan 트위터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세론을 굳힌 가운데 그의 친누나가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이번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 거주자들이 트럼프와 관련해 검색 엔진 구글에 가장 많이 검색한 질문은 그의 친누나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미 경제 전문 매체 쿼츠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 검색어 빈도를 분석해 사람들의 최신 관심사를 파악하는 구글트렌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직전까지 일주일 간 누리꾼이 트럼프와 관련해 가장 많이 던진 질문 상위 5개를 공개했다. 가장 상위에 랭크된 질문은 "트럼프의 누나는 누구인가?"였다. 그 외는 "트럼프가 토론을 잘 했나?", "트럼프가 파산한 적이 있나?" 등이었다. 

트럼프의 친누나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유권자가 관심을 보인 트럼프의 큰 누나인 마리안 트럼프 베리는 현재 미국 연방 고등 법원의 판사다. 강경 보수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이 "트럼프의 누나는 낙태를 옹호하는 자유주의 성향의 판사"라고 비판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크루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의 디스 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누구(트럼프)는 그의 누나가 매우 훌륭한 판사라고 말한다. 바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고등 법원 판사를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한 주간 베리를 "단호한 낙태 지지 판사"라고 일컬으며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다. 

이는 보수파에 속했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최근 사망한 뒤,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간 후임자 지명을 두고 갈등하는 상황에서 베리의 이념을 들고 나와 트럼프를 비난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트럼프에게 낙태 권리 옹호 단체인 '가족 계획 연맹'(Planned Parenthood) 지지자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계산이다. 지난해 가족 계획 연맹이 낙태된 태아의 장기를 밀매한다는 혐의가 제기된 뒤, 극우 보수집단인 '티파티' 지지를 받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은 가족 계획 연맹에 대한 정부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크루즈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베리가 지난 1999년 클린턴 정부 때 미국 고등 법원 판사로 임명된 것은 사실이나 그보다 앞선 1983년에 보수 성향의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판사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또 그가 지난 2000년에 임신 중기 또는 후기에 유도분만을 거쳐 태아를 유산시키는 행위인 '부분 출산 낙태 금지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베리뿐만 아니라 대법관 가운데 보수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사무엘 엘리토도 동일한 주장을 했었다고 사실 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