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유기 조작한 양심불량 주유소 적발…정량보다 3~5% 적어

2016-02-17 14:34
경찰, 수도권 일대 주유소 대표 등 36명 검거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주유소 주유 모습[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주유기를 조작해 소비자를 속인 수도권 일대 18개 주유소 대표와 직원 수십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주유기를 조작해 기름을 실제보다 적게 판 혐의(사기 등)로 이모(45)씨 등 주유소 관계자 36명을 붙잡아 이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허모(51)씨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작년 3월까지 수도권 일대 주유소 18곳에서 주유량을 조절하는 장치인 '감량기'를 주유기에 설치해 기름 양을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같은 수법으로 챙긴 돈은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감량기가 설치된 주유기는 금액에 따른 정량보다 3~5% 정도 적게 주유되도록 장치가 돼 있었다. 이씨 등은 주유기 키패드에 암호를 입력해서 감량기를 작동시켰다. 주유 도중 단속에 걸린 것을 알게 됐을 때는 주유기 전원을 순간적으로 껐다 켜 감량기 사용을 중단해 주유량이 정상치로 돌아가도록 하는 수법으로 적발을 피했다.

서로 아는 업주들끼리는 한국석유관리원의 단속 차량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하면 차량 번호를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주유시 주유량이 적게 느껴지거나 인근 주유소보다 턱없이 기름 값이 싸 의심이 가는 주유소는 경찰이나 한국석유관리원(☎ 1588-5166)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