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이 도메인 소송에 휘말렸다. 얼마 전 우리나라 최대 포털 네이버의 라인이 'line.co.kr' 도메인 분쟁을 겪은 것과 흡사하다.

베이징(北京) 하이뎬(海淀)법원은 16일 베이징 장즈(將至)네트워크과기유한공사와 리(李)씨가 ‘weixin.com’이라는 영문 도메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17일 보도했다.

리 씨는 지난 2000년 11월 21일 해당 도메인을 등록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소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원래대로라면 소유권은 오는 2017년 11월 21일자로 만료된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1일 텐센트가 아시아도메인이름분쟁해결센터(ADNDRC) 홍콩 비서처에 해당 도메인을 자사 것이라고 주장한 이후 판결을 거쳐 해당 도메인 소유권이 텐센트로 넘어갔다며 리 씨는 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com'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서 관리하는 도메인으로 아시아에서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 ADNDRC에서 처리한다. 

리 씨는 텐센트가 웨이신이라는 상표를 등록한 게 2011년이라며 자사는 이보다 10여년 전부터 도메인을 등록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메인을 취득한 목적은 매매나 임대, 양도가 아니며, 텐센트의 정상적 영업활동을 방해하기 위함도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텐센트 측은 영문 'weixin'은 텐센트 모바일메신저 웨이신의 한어병음 표기라며 해당 도메인이 웨이신의 영업에 혼동을 줄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웨이신은 2011년 출시된 이래 이미 엄청난 브랜드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며, 리 씨가 악의적으로 해당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해당 도메인을 클릭하면 리 씨가 운영하는 웨이신개발자 비공식 플랫폼이라는 홈페이지로 넘어간다. 이곳은 웨이신 개발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화면 아래 쪽에는 해당 웹사이트는 텐센트 웨이신과 무관하다고도 명시돼있다. 해당 사이트가 기술개발자들이 무료로 서비스와 정보를 공유하는 공익적 성격이 짙은 오픈소스 플랫폼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도메인을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있느냐가 법원 판결의 쟁점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해당 도메인이 등록후 수 차례 명의 변경이 이뤄진만큼 리 씨의 소유권 주장이 근거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