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CD금리 담합 아니다… 공정위 제재하면 적극 대응"
2016-02-15 19:51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혐의를 인정한 것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CD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금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제재를 받을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은 이달 초 공정위로부터 CD금리를 담합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7월 공정위가 CD금리 담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지 3년 7개월 만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2년 7월부터 9개 은행,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2013년 9월과 12월 금융투자협회를 대상으로 2차례 현장조사를 했고, 2014∼2015년에도 추가조사를 진행했다.
2012년 상반기 국공채 등 주요 지표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CD금리만 일정 기간 내리지 않고 유지되자 은행들이 대출이자를 더 받으려고 금리를 담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은행들은 CD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를 결정한다. 따라서 기초금리인 CD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높게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금리 수준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실제로 제재를 받을 경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제재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소송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행정지도를 벗어난 수준의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내달 초까지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후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CD금리 담합으로 얻은 부당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담합으로 최종 판정되면 은행들에게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