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황승용 바이오코아 대표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

2016-02-15 08:46

황승용 바이오코아 대표. [사진= 바이오코아]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바이오코아는 최대주주인 중화 자본을 적극 활용해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코스닥 이전상장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황승용 바이오코아 대표는 16일 아주경제와 만나 이처럼 밝혔다. 바이오코아는 2015년 6월 코넥스에 상장한 유전자분석업체다.

황승용 대표는 회사 주력인 임상시험위탁연구(CRO)와 유전자 분석 서비스(GLC) 부문 가운데 GLC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연구와 사업을 국내외로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인류 생명 연장에 도전

우리 몸에는 '생존 유전자'가 흐른다. 약 2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20만년 전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까지 이 유전자가 인류의 생존을 담보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원시의 환경에 적응했고,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흘러넘치는 과실과 어느 때보다 넘치는 풍요로움 속에 당뇨와 뇌경색 등에 노출돼 있다.

영양분을 축적할 수 있도록, 혈액 응고를 원활히 하도록 유전자는 진화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현대의 풍요로움에 맞지 않게 되었다. 만물의 영장을 있게 한 유전자가 동시에 파괴자가 된 이유다.

만약 유전자가 이처럼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를 활용해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바이오코아는 이런 의구심을 현실화한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유전자 분석 솔루션 덕분이다.

대다수 사람은 몸의 한 부위가 고장나면 병원을 찾는다. 굳이 아프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면 대개 해마다 건강검진센터에서 종합검진을 받는다.

황승용 대표는 "검진은 현재 몸 상태를 순간적으로 촬영해 들여다 보는 일종의 스냅사진과 같다"며 "이에 비해 유전자 검사는 특정인의 고유 유전자를 분석해 향후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은 확률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보유한 유전자가 어떤 질환에 취약한지, 얼마 뒤에 발병할지 등을 분석해 예방하는 것이다.

그는 "이 유전자는 우리 인생을 결정짓지는 않지만, 약 30~40%의 확률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며 "나머지는 평소 생활이나 식습관 등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코아는 이런 유전자 검사와 식습관 정보를 합친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맞춤 의학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의료 패러다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는 "현재 의료 시장은 병원이 약 95%, 질병 예방 역할을 하는 건강검진센터가 나머지 5%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시장 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는 이런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개인마다 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바이오코아 같은 벤처기업의 속성과 너무나도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독보적인 원천기술

바이오코아는 산전진단에서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산모의 혈액 속에 소량으로 돌아다니는 태아의 디엔에이(DNA)를 찾아내 증폭시킨 뒤 이를 검사하는 디지털 유전자검사(PCR) 기술로 태아의 염색체 이상 유뮤를 분석할 수 있다.

다른 경쟁사들이 외국의 선행 기술을 모방했지만, 바이오코아는 이미 2014년 특허를 출원해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황승용 대표는 "이 기술로 다운증후군과 같은 태아의 염색체 수 이상을 거의 완벽하게 알아낼 수 있다"며 "기술력은 태아의 염색체 가운데 어느 부분이 돌연변이인지까지 검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이런 기술은 윤리적인 논란을 낳을 수 있어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바이오코아는 산전진단뿐 아니라 생애주기별 유전자·세포 검사를 비롯해 200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여개는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로부터 이미 승인을 받은 상태다.

◆중국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바이오코아는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중국 디안진단유한공사는 2015년 58억원(지분율 20%)을 투자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디안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중국 내 상위 의료진단전문업체로, 시가총액만 약 3조원에 이른다.

중국은 시장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신생아 수가 약 43만명인 데 비해 중국은 약 1600만명으로 37배 이상 많다.

황승용 대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디안의 중국 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황 대표는 "디안진단은 앞으로 중국 유전자시장 개방 시 바이오코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디안진단이 검진 중인 약 10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다른 산업군과 달리 헬스케어 분야에서 유독 취약한 것을 감안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황 대표는 "올해에는 산전진단 기술에 대한 중국 식품의약처의 허가를 받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다른 허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코아는 CRO 사업부문에서만 매년 200억원 정도의 고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황승용 대표는 "GLC 사업부문에서의 매출은 2018년 100억원, 2020년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GLC는 바이오코아가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바이오코아 시가총액은 900억~950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며 "오는 6월 29일이면 패스트트랙 적용 대상이 되는 만큼, 코스닥 상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