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사드배치에 분노감
2016-02-14 13:17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외교담당 고위관료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움직임에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푸잉(傅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은 1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중국과 협력을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맹국(한국)과 사드배치를 협상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분노케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고 봉황망이 14일 전했다.
푸잉 주임은 이날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케빈 러드 전 호주총리,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중국과 국제질서' 패널토론에서 참여했다. 토론에서 코커 위원장이 "북한 핵문제 해결의 90%는 중국에 달려있지만 중국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언제까지 북한을 방치할 것인가"라고 중국을 비난하자, 푸잉 주임이 이에 대해 강한 톤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푸 주임은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지만 미국의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중국은 6자회담을 재개하고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을 포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문제를 중국에 미루려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해결의 열쇠는 미국의 수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을 전하며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왕이 부장은 12일(현지시간) 뮌헨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사드 논의 개시는 각방(각국)이 현재 상황에 대처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독일 현지에서 가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사드는 중국의 안보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정부는 최근 한미 양국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데 대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