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년 5개월 만에 돌아온 위너, ‘임팩트 보다는 진정성’

2016-02-03 18:35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지난 2014년 1집 앨범 ‘2014 S/S’를 통해 가요계 파란을 일으켰던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 멤버 남태현, 강승윤, 송민호, 이승훈, 김진우)가 더 성숙해져 돌아왔다. 앨범의 이름 ‘EXIT : E’는 듣는 이에게 탈출구와 같은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 붙인 것이다. 보다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팬들에게 다시 손을 내민다.

지난 2일 서울 서교동의 한 까페에서 위너를 만났다. 화장기도 없이 사복 차림으로 기자와 마주한 위너 다섯 멤버는 그동안의 근황과 음악 활동에 대해 여과 없이 털어놨다.

으레 인터뷰의 시작이 그렇듯 “휴식기 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이라곤 “안마의자를 구입했다”(남태현), “생각을 많이 했다”(김진우),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이승훈) 등의 시시한 것들뿐이었다.

이는 모든 멤버가 온 역량을 음악활동에만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리더 강승윤은 “개인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위너로서 빨리 나오고 싶었다. 작업에 대한 욕심과 부담감이 공존했다”고 설명했다.

팀에서 랩을 맡고 있는 송민호가 Mnet ‘쇼미더머니2’에 출연해 준우승을 하고, 강승윤은 웹드라마에 출연하며 OST 작업을 도맡아 했지만 결국 음악활동의 연장선상이었을 뿐이다. 남태현도 잠시 연기에 도전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잠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백에 1년 5개월이나 걸린 건 순전히 ‘더 좋은 음악’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그렇다 해도 신인에게 공백기가 길어진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다. 강승윤은 “‘신인 그룹이 이렇게 공백기를 길게 가져도 되나’라는 조바심과 ‘만족스러운 음악’에 대한 압박감이 우리를 쉬는 동안 가장 힘들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럴수록 음악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전곡이 다 멤버들의 손을 거쳤고, 그리고 치열한 회의를 통해 선발된 곡들만 앨범에 들어갈 수 있었다.

“룰이 생겼어요. 아무리 좋은 곡도 다섯 명이 모두 만족하지 못하면 앨범에 싣지 못했어요. 그래서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모두가 함께 추구하는 방향의 것들이죠. 그래서 녹음할 때도 더 적극적이고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강승윤)

이렇게 신중에 신중을 기했지만 사실 1집과 스타일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없다. 미리 장르의 벽을 쌓아 놓거나 잔잔한 노래를 고집하지는 않았지만 임팩트를 주는 ‘센 노래’보다는 위로가 되는 음악들이 앨범에 자연스럽게 수록됐다.

앨범에 수록된 5곡 중 3곡을 작곡한 남태현은 “우린 아날로그 감성에 가깝다”며 “김현식과 유재하 같은 선배들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과거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고 또 위로해줬던 옛 음악들의 역할을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구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때때로 “아이돌답지 않다”라는 말을 듣는 위너는 아예 ‘아이돌’이라는 이름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아이돌’, ‘아티스트’ 둘 다 아니에요. 곡을 만들 때 그런 틀이 있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을 내려놓으려고 해요. 우상이라는 뜻의 ‘아이돌’이라는 명칭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틀에 갇히고 싶진 않아요.”(남태현)

“‘아이돌’이라는 게 마냥 좋은 것 같지만은 않아요. 부정적인 시선도 많죠. 하지만 우린 우리 음악에 자신감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돌’인 것 자체를 부정하진 않아요. 누가 뭐라 부르든 우리 음악을 대중이 좋아해 주신다는 게 중요하죠.”(송민호)

위너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콘이나, 더 넓게는 선배 그룹 빅뱅과 자주 비교되곤 한다. 같은 소속사인데다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탓이다.

강승윤은 “사실 빅뱅 선배들과 겹친다고 피해가려 하면 할 게 없다. 빅뱅 선배들이 못 하는 게 없기 때문”이라면서도 “피해가려 하지 않아도 우린 자연스럽게 다른 그룹이다. 같은 노래를 불러도 우리가 부르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빅뱅은 위너에게 롤모델이자 자극제였다. 데뷔한 지 10년이 가까이 된 그룹이 매년 발전하며 새로운 음악을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빅뱅과 아이콘이 무대에 나와 큰 인기를 끌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조급함을 낳았고,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흔들리지 않은 건 양현석 대표였다. 그는 메신저, 단체톡 등을 통해 멤버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세세하게 조언했고 또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라고 말하며 믿어줬다.

그렇게 위너가 얻은 답은 결국 '진정성'이었다. 모든 음악에 진정성을 담았고, 또 그렇게 불렀다. 이런 과정 끝에 나온 앨범이기에 멤버들 스스로에게도 ‘EXIT : E’는 만족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이번 앨범의 높은 퀄리티와 “아직도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있다. 쌓아 놓은 곡들이 많다”는 위너의 말은 팬들을 설레게 한다. 더군다나 위너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음악·예능·콘서트 등을 통해 1년 내내 활동하는 연간 프로젝트 ‘엑시트 무브먼트(EXIT MOVEMENT)’를 시작한다. 1년 5개월간의 공백 시간 동안 쌓아온 에너지를 마음껏 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