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실적 희비... '돛' 단 KT, '덫' 걸린 LGU+, '닻' 내린 SKT

2016-02-02 14:15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첫 회계연도인 지난해 이동통신 3사 실적 희비가 갈렸다.

KT는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해 이익 성장에 대한 신뢰를 높였고, 구조적인 비용혁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 1조2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2조2812억원으로 0.1% 줄었으나 순이익은 6312억8792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비용을 크게 줄인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20조9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 2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줄였다. 마케팅 비용은 3조1528억원에서 2조8132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연결 주요 자회사들의 매출 성장 덕도 컸다. 지난해 BC카드의 마스터카드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 1015억원이 발생했고, 카드 사용량 증대에 따른 BC카드 매출 호조로 금융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3조41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선전화 매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기가인터넷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고, 인터넷(IP)TV 가입자와 가입자당 매출액(ARPU) 상승에 따른 미디어·콘텐츠 부문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가인터넷에 대한 수요와 유선 시장 경쟁 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정도가 올해 KT 실적 변수"라고 진단했다.

KT의 기가인터넷은 전국 상용화 1년3개월여 만에 110만 가입자를 모았고, 올해 220만명 달성 시 분기별 초고속 ARPU는 1%, 연간 3%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올해 KT는 유선전화 사업을 제외한 전 부문 고른 성장이 기대돼 매출액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3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성장정체를 겪으며 경쟁사들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조7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1367억원, 순이익은 1조5159억원으로 각각 0.16%, 15.75% 줄었다.

회사 측은 "매출은 상호접속요율 인하에 따른 망접속수익 감소 및 가입비 폐지, 선택약정할인 영향으로 감소했다"며 "이익은 특별퇴직 시행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반영과 자회사의 사업활동 확대로 인한 제반 비용 증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감소 영향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종업원 급여는 명예퇴직 관련 비용과 자회사 임직원 수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1조8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이 기간 PS&M 및 SK플래닛의 매출 성장에 따른 관련 비용 증가 영향으로 상품매출원가도 1조9560억원으로 16.4% 늘었다.

무엇보다 이동전화 수익이 지난해 10조9140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줄었고, 망접속정산수익은 이 기간 7480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 전체 ARPU는 4만3970원으로 전년 대비 0.3% 쪼그라들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ARPU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이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20%를 선택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면서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의 성장 정체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유선수익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SK텔레콤은 오는 2017년까지는 2조원을 밑도는 연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비용증가와 ARPU 역성장을 보이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6323억3036만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7952억원으로 1.9% 줄었으나, 순이익은 3512억3178만원으로 54.2% 늘었다.

유선 부문의 고성장이 돋보였다.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IPTV 등 결합상품(TPS) 사업 사업과 데이터 사업 수익 증가 영향으로 유선 수익은 전년 대비 4.6% 상승한 3조3034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다만 300%에 달하는 인센티브 지급과 광고선전비 집행이 늘어나는 등 일회성 성격이 짙은 비용 증가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성과를 기록, 소폭의 이익 성장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신규단말 출시 등 상품구입비와 전자결제수수료 및 콘텐츠비용 증가 등의 영향도 컸다.

특히 지난해 LG유플러스는 무선수익이 5조2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를 보였으나, 이 기간 무선 ARPU는 4만810원에서 3만9930원으로 2.2%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LTE 도입 초기 성공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 4년간은 ARPU 상승을 누렸으나 LTE 가입자 중심의 성장은 가입률이 높아지면서 성장추세가 느려졌다. 더구나 통신요금을 낮춰주는 제도적 여건이 만들어져 ARPU 상승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2016년 연결 매출액은 1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6038억원으로 예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아 데이터의 수익화에 가장 근접해있다. 하지만 실제 ARPU 증가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