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리아] 인용식 대우인터 광저우 법인장 "'절실함'으로 中 시장 대해야"
2016-01-31 14:02
아주경제 (중국 광저우) 윤태구 기자 ="절실함이 있는가. 중국 내수 시장을 잡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근 광저우 현지에서 만난 인용식 대우인터내셔널 광저우 법인장에게 한국 기업의 중국 공략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대뜸 "절실함이 있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을 잡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중국에 와보기는 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중국 내수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시장조사업체 알리 리서치(阿里硏究院)는 올해 4조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소비시장은 오는 2020년 6조5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명확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 내수시장을 두고 중국 현지업체와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 법인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중국 시장 공략 일선에 선 상사맨이다. 중국 현지에서만 20여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에게도 중국 내수 시장 공략 해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인 법인장은 중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중국 내수 시장,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주목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중국 법인 매출 합계 규모는 2014년말 기준 8억1600만 달러(한화 약 9800억원), 2015년 3분기까지는 5억1700만 달러(한화 약 6200억원)다.
철강, 원료물자, 화학 분야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철강이 30%, 원료물자가 40%, 화학 분야가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분야에서도 매출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
인 법인장은 "마침 김영상 대우인터내셔벌 사장이 얼마 전 직접 중국을 방문해 기존 사업에 더해 중국 소비시장과 유통 체계를 아우르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 조사에 들어간 인 법인장은 중국의 소비 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을 준비했다.
그는 "그동안 개인 사업 형태의 소비 시장 진입은 많았다. 하지만 이는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하는 것이었다. 마침 한류가 불고 위상이 좋아지면서 한국에 대한 제품에 대한 중국 현지의 인식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 3선 도시의 수준이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인 법인장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하며 3, 4억명의 도시민이 더 생겨났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눈높이가 많이 올라갔다.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도 최저 임금 역시 계속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인 법인장은 "지금 중국 2, 3선 도시만 가보면 모두가 집을 마련한다. 그들은 소득도 높다. 아이들도 안낳더라. 그러다보니 밥을 먹어도 고급을 먹는다. 이는 바로 우리가 팔아먹을 게 많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인 법인장은 중국 소비층이 확대되며 현지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 중국 젊은 층은 교육을 받은 시간이 기성세대보다 길고 평균 학력수준이 높다"며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를 살펴본 결과, 기성세대가 평균 7개 브랜드를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젊은 층은 평균 20개 정도의 브랜드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한국 기업에 무조건적인 기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 인식에 강한 젊은 층의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라며 "특히 디지털 제품, 화장품, 의류 등 브랜드 선호도 방면에서 중국 현지 브랜드의 품질을 인정하기 시작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 법인장은 "우리 기업은 중국 소비자들을 직면하게 됐지만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 상품의 ‘우수성’을 충분히 어필하고 현지 상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