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들은 괴롭다 ❶ 예비후보의 24시간...이채관 새누리당 예비후보
2016-02-01 07:00
현역 정치인들과의 차별이 심한 불공정 경쟁으로 시작
![정치신인들은 괴롭다 ❶ 예비후보의 24시간...이채관 새누리당 예비후보](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6/01/31/20160131123544835992.jpg)
예비후보들은 하루 17시간동안 지하철역과 버스승강장, 상가 등을 돌며 명함만 돌릴 수 있다. 서울 마포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명함을 건네는 이채관 새누리당 예비후보. [사진제공=이채관 예비후보 ]
# 새벽 6시 30분 집을 나섰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곤 대부분 교회에서 새벽 기도를 마치고 오는 사람들이지만 열심히 명함을 건넨다. 손은 어느새 얼어붙었다. 동이 트기 시작한 지하철 역 입구에서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에게 또 명함을 건넨다. “난 벌써 9번째 받아요”라는 답변이 되돌아온다. 간단히 아침식사와 회의를 마친 후 길 가에 빼곡한 상가를 일일이 방문한다. 전통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건물 2층 이상에 있는 상가도 일일이 계단을 이용해 찾는다. 점심 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을 일부러 찾는다. 점심을 먹은 후에도 상가를 돌다 퇴근길에는 다시 지하철 역 입구와 버스정류장을 지킨다. 저녁에는 크고 작은 행사장을 찾지만 인사말은커녕 소개도 해주지 않는다. 저녁시간에는 술집을 찾아 일일이 얼굴을 알린다. 집을 나선 지 17시간 만인 자정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에 평균 1000장의 명함을 돌린다. 그렇게 해서 선거일까지 명함을 건넬 수 있는 것은 전체 유권자 16만 명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서울 마포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채관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당원 명부라도 열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를 통해 들여다 본 예비후보의 24시간은 다른 지역의 정치신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후보는 “큰 틀에서 공천 룰이 정해졌다고 하지만 공천 방식 등 세부적인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차별이다. 여러 행사장에 참석을 하면 현역들은 소개와 함께 인사말을 하는데 비해 소개조차 해주지 않는다”며 혀를 찼다.
20대 총선이 불과 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일 현재까지 여야 정치권은 선거구를 획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여야는 공천을 위한 기준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려는 정치신인, 즉 예비후보들이 입는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쉽게 당원과 국민들을 접촉할 수 있는 데 반해 예비후보들은 당원 명부조차 열람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러 본선은 고사하고 당내 경선을 어떻게 치를 지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이채관 후보가 망원역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 한 홍보판을 목에 걸고 출근길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이채관 예비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