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소로스 중국 위기론, 터무니없어"

2016-01-28 11:02

리커창 총리가 지난 25일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조지 소로스가 내놓은 "중국경제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 중국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역시 소로스의 발언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리 총리가 지난 25일 민주당파와 전국공상연합회 관계자를 초청해 정부공작보고와 13차5개년규획초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좌담회 자리에서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고,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은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라며 강한 톤으로 비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봉황망이 28일 전했다.

이에 앞서 소로스는 지난 21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중국의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며 “아시아 통화 하락에 베팅했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증시는 폭락했으며 위안화 환율도 파동을 겪고 있다.

리 총리는 좌담회에서 "중국은 중진국이며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처해 있으며, 이같은 중국에 국제시장 혼란의 책임을 묻는 것은 중국을 과도히 높게 평가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세계경제 성장속도가 저조한 상황에서 중국은 지난해 6.9%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의 GDP는 10조달러를 넘어섰으며, 지금의 1% 성장은 5년전의 1.5%, 10년전의 2.6% 성장과 같다"면서 "현재 중국은 고용, 국민소득, 소비 등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관영 언론들 역시 소로스의 발언에 십자포화를 가하고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6일자 사설에서 “소로스가 중국에 전쟁을 선포했다”며 “위안화와 홍콩달러 하락에 베팅한 소로스의 시도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소로스의 주장은 단견이며, 중국경제를 잘 모르는 자의 주장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중국인은 해외관광시장에서 수조위안을 소비하며 글로벌 수요를 늘렸으며, 중국의 해외투자 역시 14.7% 증가하며 세계경제에 활력을 넣었다"라며 "중국 경착륙 주장은 의도적으로 시장을 흔들어대려는 불순한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을 역임했던 칭화대학 리다오쿠이(李稻葵) 교수는 "소로스의 판단대로 따라서 하다가는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그를 아는 친구로서 심히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관영매체는 물론 리 총리까지 나서서 소로스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서면서, 소로스 발언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싱둥(陳興動) BNP파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소로스의 화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발언만으로도 중국 시장에는 타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