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硏, 발효 한약처방으로 손상된 기억력 회복 물질 개발
2016-01-25 12:00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전통 한약처방인 십전대보탕을 발효시켜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노화에 따라 감퇴되는 학습 및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이 25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선급실시료 1억6000만원에 기술이전 되면서 향후 알츠하이머 등 치매 치료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 센터장 연구팀은 전통 한약처방 십전대보탕을 발효시켜서 새로운 뇌신경세포 생성을 약 83% 개선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신소재(이하 FSJ)를 개발했다. 십전대보탕은 인삼, 백출, 복령, 감초,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황기, 육계로 구성된 전통 한약처방을 말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실험용 쥐를 정상군, 기억력 손상을 유발한 유도군(학습·기억력 저해물질 스코폴라민 투여), 기억력 손상 유발(스코폴라민 투여) 후 매일 1회씩 총 14일 간 FSJ를 경구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눠 각각의 차이를 관찰했다. 추출물의 기억력 개선효과 평가에는 모리스 수중미로실험과 수동회피실험 등 2가지 실험방법이 활용됐다.
이어 연구팀은 수동회피실험에서 습관적으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려는 쥐의 습성을 활용해 어두운 방에 들어가게 되면 전기자극을 받는다는 기억을 심어 준 후 실험쥐가 밝은 방에서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또한 각 실험 그룹에 대한 해마신경재생성(새로운 신경세포의 형성)을 확인한 결과, 유도군에서 감소된 해마신경재생성이 FSJ실험군에서 약 83%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신소재는 선급실시료 1억6000만원(경상실시료 순매출액 3%)에 알파바이오로 기술이전됐다.
퇴행성 신경질환(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과 혈관성 치매(뇌혈관 질환)는 학습 및 기억력 장애를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248명의 인지기능을 검사한 결과 31.5%에게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특히 85세 이상 연령군의 경우 52.5%에게서 인지저하가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인지기능 저하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기억력 개선제 및 치매 치료제는 병변을 완전히 없애거나 차단하는 치료효과가 아닌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만 있다. 위장질환, 식욕감퇴, 불면 등의 약물 부작용을 내재하고 있어 치료제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감소된 기억력 및 신경세포 형성을 회복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신소재가 개발·기술이전돼 기억력 및 인지기능 저하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노년층 및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마 센터장은 “이번 신소재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발효를 통해 새로운 효능이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존 한약재 및 한약처방에 발효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효능을 밝히는 연구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