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조경태, 오늘 새누리行…당내 엇갈린 반응, 야당도 '속앓이'
2016-01-21 16:46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던 3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을)이 21일 새누리당에 공식 입당했다.
야당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내리 3선의 경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에선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당내 사하을 예비후보 등 일각에선 반발도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야당에선 '공작정치'라는 표현을 써 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김무성 대표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고 '신고식' 겸 공식 입당 인사를 했다.
김 대표는 "조 의원 역시 예외없이 새누리당의 공천룰대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의원은 입당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부산 사하을에서 기존에 등록한 예비 후보들과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조 의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나보면 서민 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한국 정치는 선거구 획정문제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 극심한 정파정치·당파정치가 계속된다"면서 "이제는 이런 부분을 잘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당이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의 갈등에서 촉발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상대당에 대해서 가급적이면 서로 존중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길 바란다"면서 "상대당도 더 잘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최고위원들은 조 의원의 입당을 대체로 환영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조 의원의 입당이 여야 대화합, 동서 대화합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의원 스스로 새누리당의 가치와 정책에 부합하다고 생각했고 지금 현재 더민주로서는 미래가 없다는 본인의 판단이 (입당에) 가장 크게 전제가 됐다"면서 "부산 전체 분위기로 봐서는 알파가 되지 않겠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사하을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를 비롯해 지역의 표정은 지도부와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야당 지형에서 일해오던 입장에서 하루 아침에 아무런 자격 검증 절차 없이 (입당이) 수리된다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옳지 않다"면서 "사하을 5000여 당원 누구에게도 (의사를) 묻지 않아 지역 당원들은 '멘붕' 상태"라고 성토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최고위 직후 기자들에게 "시당위원장도 직전에 겨우 안 것 같고 나도 비슷하다, 외부에서 초특급 비밀인사가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화합을 잘 해야 될텐데 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조 의원이 옮겨가며 더민주의 의석은 문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 1석 뿐이다. 야권성향이 강한 낙동강 벨트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더민주 측도 고민이 깊다.
이날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조 친노를 주장하고 그렇게 애당심을 강조했던 조경태 의원이 하루아침에 당적을 바꾸는 모습은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알몸정치를 보는 듯 하다"면서 "김무성 대표도 경쟁 정당의 의원을 빼내가는 공작정치부터 자성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현역 의원이 소속 정당을 옮겨간 것은 약 13년만이다. 지난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부영·이우재·김부겸·김영춘·안영근 의원 등이 이른바 '독수리 5형제'라 불리며 같은 해 11월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창당 멤버로 참여한 것이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