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친환경차의 새 기준을 만들다
2016-01-21 09:46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디젤차 판매가 주춤한 사이 입지를 더 넓혔다.
하이브리드카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같은 양산차의 파생 버전과 도요타 프리우스 같은 전용 모델로 나뉜다. 전용 모델은 독자적인 이미지 구축에 유리한 반면, 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도 크다.
이 시장에 현대차가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아이오닉의 휠베이스 길이(2700㎜)는 바탕이 된 아반떼의 것과 같다. 외관은 전용 모델답게 독특하다. 해치백 스타일이지만, 뒤쪽이 긴 편이어서 늘씬해 보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계약 고객은 후면 스타일에 특히 호감을 가졌다고 한다. 차체 일체형 리어 스포일러 아래로 실내가 들여다보이는 듀얼 글라스도 눈길을 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속도에 따라 개방 각도가 달라지는 액티브 에어로 플랩(AAF)을, 앞 범퍼 아래쪽에는 타이어 쪽으로 공기를 유도하는 휠 에어커튼을 마련했다. 휠은 연비를 중시한 15인치와 주행성능을 중시한 17인치 두 가지가 준비됐는데, 이번 시승 모델은 17인치를 단 최고급형이다.
파워트레인은 1.6ℓ 105마력 카파 엔진과 43.5마력 전기모터, 6단 DCT를 맞물렸다. 정부에 신고한 복합 연비는 15인치 모델이 22.4㎞/ℓ, 17인치 모델이 20.2㎞/ℓ다. 20일 열린 시승회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 카페를 왕복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최고 연비를 기록한 이를 뽑는 ‘연비왕’ 이벤트도 마련됐다.
하이브리드카에서 연비를 높이는 키포인트는 모터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배터리의 전력을 최대한 활용해 EV 모드로 달리고, 배터리가 한계치로 내려갈 경우에만 엔진을 가동하는 식이다.
물론 이런 운전 패턴은 일반적으로는 잘 구현되기 힘들다. 속도를 빨리 높일 경우, 여지없이 엔진이 구동되기 때문이다. 아이오닉은 3세대 프리우스와 달리 별도의 EV 모드가 없고, 스포츠 모드 버튼도 없다. 대신 기어를 수동 변속 모드로 바꾸면 스포츠 모드가 활성화된다.
아이오닉의 트림은 I, I+, N, N+, Q 등 다섯 종류가 마련되고, 세제 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2295만~2755만원이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중간급 N 트림의 기본가격은 2495만원이고, 풀 옵션은 2870만원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중간 트림의 풀 옵션 가격이 3345만원이니 아이오닉과는 475만원 차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0ℓ 가솔린 엔진(156마력)과 모터(51마력)의 출력이 좋고, 아이오닉은 연비에서 우위를 보인다. 아이오닉은 뒷좌석 머리 공간이 좁은 편(키 177㎝인 기자가 탔을 때 머리가 천장에 닿음)이어서 패밀리카로는 쓴다면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더 낫다.
이제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등 세 종류의 승용 하이브리드카를 갖추게 됐다. 기술적 완성도로 볼 때 고급차나 SUV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도 좋을 듯하다. 더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다면 하이브리드카 최다 판매 업체인 도요타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