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만 먹어 암 완치" 현혹…환자 죽게 한 업자 실형
2016-01-21 09:05
아주경제 이동재 기자=말기 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노려 물 없이 소금과 선식만 먹으면 완치될 수 있다는 말로 장사를 해 환자에게 뇌손상을 입힌 50대 업자가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맹준영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55)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금고는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은 하지 않는다.
법원에 따르면 위암 말기, 1년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B씨(당시 49세)는 2014년 1월 '00생식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한 가게에 발을 딛게 됐다.
이곳 사장인 A씨는 "우리가 판매하는 소금과 선식을 복용해 암을 치료한 사람들이 많다. 오로지 우리가 판매하는 소금과 선식만 먹으면 한 달 안에 효과를 볼 것이다. 열심히 따라와 주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금 3g 들이 1봉지를 처음에는 하루 3봉지 정도 먹고 익숙해지면 들어가는 대로 먹어라. 복수를 빼려면 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정 힘들면 끓는 물을 극소량 섭취하라"고 지시했다.
B씨는 곧바로 300만원을 주고 소금과 선식을 샀다. 이후 다음날부터 9일 뒤 쓰러질 때까지 하루 평균 소금 4∼5봉(12∼15g) 이상과 선식만 먹고 물은 아주 조금만 마셨다.
그의 혈중 나트륨 농도는'소금 요법'을 시작하기 전 정상 수준인 139㎎/㎗ 에서 191㎎/㎗로 급격히 올랐다. 정상 범위는 135∼145㎎/㎗이다.
그는 '고나트륨혈증'에 의한 뇌신경 손상으로 의식을 잃은 채 병상에 누워있다 석달여만에 숨졌다.
소금을 과다 섭취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물이 혈관 쪽으로 몰리는 삼투성 수분 이동이 발생해 세포내액이 감소하고 뇌가 쪼그라들면서 손상된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는 커녕 "이미 먹은 10만원어치 분량을 제외하고 남은 소금과 선식을 반환하면 290만원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맹 판사는 "피해자가 신변을 정리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비참하게 사망에 이르렀고 유족 역시 이를 지켜보는 동안은 물론 사망 이후에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며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