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빗장 풀린 이란…국내 기업 수주낭보 잇따라
2016-01-18 15:19
이란 포스코 파이넥스 수출 MOU로 수출 가시화…SPP조선도 수주선박 본격 논의
아주경제 양성모·배상희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내린 경제 및 금융제재를 해제하며 우리 기업의 수출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은 한국과 오래전부터 우호 관계를 맺어왔고, 중동에서 유일하게 한류붐이 부는 등 문화적 친숙도가 높아 다른 다국적 기업보다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다. 단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이 이란 시장을 선점한 만큼,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 이란에 파이넥스 수출 성공
포스코는 독자 개발 신기술인 파이넥스(FINEX) 기술을 이란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이란의 피케이피(PKP, Pars Kohan Diar Parsian Steel Complex)와 파이넥스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란에 건설할 예정인 파이넥스 제철소는 연산 100만t 규모다. 재원은 이란 국민연금이 80%, 현지 업체가 20%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자본 투자는 최소화 하고, 기술 판매를 위주로 하는 ‘TPB(Technology-based Platform Business) 전략’이 빛을 본 것이다.
이란 정부는 남부 연안지역에 총 2000만t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추진중인 만큼,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이란산 원유 수출로 조선업계도 ‘가뭄 속 단비’ 예상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증가할 경우, 유조선의 신규 발주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란 선사들은 지난해말부터 선박 발주를 위해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 조선업체를 물색중이다.
이미 SPP조선은 이란과 수주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PP조선은 이란 국영선사인 IRISL과 3만5000DWT급 벌크선 10척에 대한 수주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수주건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실행되기 전인 2008년에 진행된 계약이다. 당시 SPP조선은 IRISL로부터 1차 선수금을 받았고, 2차 선수금은 경제제재로 미뤄진 바 있다.
일부 조선사의 경우, 이란 선사와 선박 건조를 두고 협상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국제선박망에 따르면 이란 선박건조 회사인 ISOICO 관계자는 “한국, 중국, 이탈리아, 독일 등의 기업과 선박 건조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가장 적절한 파트너로 현대중공업을 선정해 초보적 협상을 이뤘다”고 밝혔다.
LNG 선박도 이란발 발주 확대가 예상되는 핵심 선박이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세계 최대 LNG선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차원 지원책 마련 시급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에도 우리나라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이 이란에 진출해 상당부문을 잠식한 만큼, 국가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경제제재 기간동안 중국과 인도 등이 이란의 건설, 플랜트 시장으로 진출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유전개발이나 원유 수입 확대를 지원하고, 수출금융·무역보험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지원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중국 등 이란 시장을 선점한 국가들을 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이란 신규건설수주 실적은 전무한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위협 요소가 상존해 기술이나 원가측면에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보건·의료, ICT, 문화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전략적인 로드맵을 구성하고, 한류 확산을 활용한 소비재 및 문화상품의 시장점유율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