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2016년 실적회복 기대해도 되나

2016-01-17 14:51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해 국내 빅3 조선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누적적자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실적개선 여부에 관심이 높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흑자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곤 있으나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한 각 조선사마다 4조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대금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적자탈피보다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을 종합한 결과 현대중공업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492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442억원, 1800억원으로 집계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던 해양플랜트 설비들이 상당수 인도가 이뤄졌거나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및 초대형 유조선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이유다.

반대로 이같은 실적전망은 ‘희망사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건조가 마무리된 해양플랜트 설비를 발주사측이 인도 거부하는 사례가 되풀이 될 수 있고, 공정지연으로 인한 추가손실 발생, 올해부터 시행되는 티어3(TierIII‧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가 발효되면서 선박발주가 당분간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거부 및 공정지연 사례가 올해에도 이어질 경우 실적개선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약 자체가 선박 건조대금의 절반 이상을 인도시에 지급받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이뤄진 만큼 인도를 거부할 경우 현금 유입이 늦어지거나 아예 공사 대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데 당시 삼성중공업은 미국 PDC사로부터 드릴십 1척에 대해 일방적으로 계약 취소 통보를 받으면서 약 95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했다. 이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은 846억원 흑자에서 100억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미국의 밴티지드릴링(Vantage Drilling)으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1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면서 1800억원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삼성중공업 24기, 현대중공업 24기, 대우조선해양 22기 등으로 총 70여기에 달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올해부터 이란의 원유수출이 본격화 되면 유가하락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고, 해저 시추시장의 위축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설비에서 발생하는 부실은 사전에 인지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만큼 인도가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수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설정해야 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미청구공사대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을 골자로 하는 회계기준 강화방안을 마련해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작성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만일 충당금 설정 비율을 10%로 가정할 경우 이들 조선3사는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즉 2015년 사업보고서에 수천억원의 적자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개별기준 미청구공사대금은 4조1276억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4조1544억원, 4조9887억원에 달하고 있다.

미청구공사대금이란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현재까지 회계기준으로는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어 수주산업에 있어 부실의 뇌관이란 지적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