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女총통 차이잉원 '경제살리기' 최우선 과제로
2016-01-17 13:4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56.1%라는 과반을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배경에는 국민당의 지난 '잃어버린 8년'의 경제실패·청년실업 등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렁에 빠진 대만 경제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가 차기 대만 총통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대만 공상시보(工商時報)가 대만의 최대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불경기가 응답률 41.1%로 1위, 빈부격차 확대가 12.2%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만 경제 앞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그만큼 대만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마잉주(馬英九)국민당 정권이 지나친 친중(親中)정책을 펼치면서 대만 경제의 기반이었던 제조업의 몰락을 촉진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차이 당선자는 당선하자마자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민진당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무역시스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조속히 가입함은 물론 다른 국가도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함으로써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등지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하는 것을 경기 침체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민생개선을 위한 사회임대주택·공공주택 건설, 식품안전 확보, 노인 등 지역돌봄시스템 강화, 연금개혁, 치안시스템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5대 사회안정 개혁도 추진한다.
하지만 차이 당선자가 경제를 살리는 데 걸림돌도 많다. 일단 대만의 TPP 가입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대만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만 농업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중국이 대만보다 TPP 우선 가입을 주장하면 대만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당장 대만 경제의 '탈(脫) 중국화'를 추진하기도 부담스럽다. 지난해말 기준 중국이 대만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류샹핑(劉相平) 난징대 대만연구소 부소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 중국 본토에 의존하지 않으면 대만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