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초저유가 시대 주목할 투자처는
2016-01-17 06:00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30 달러 선까지 떨어진 유가는 20 달러, 또는 10 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공동으로 2015년 초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를 보면 공급과잉으로 유가가 60 달러 선까지 떨어지는 것을 가정해, 10% 하락할 때마다 성장률 0.2%포인트, 국내 총생산은 0.16%포인트씩 상승했다.
그러나 유가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30 달러 선까지 빠졌다. 유가가 30 달러 선으로 떨어진 것은 단순한 공급과잉이 아니라 중국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으로 시작된 저유가가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초저유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연구기관이 예측한 것과 달리 유가하락이 되레 우리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출이 11개월째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우리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신흥국들이 저유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포인트로, 수출이 되레 성장률을 갉아 먹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유가하락이 제조원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우리 경제의 축복이 될 것이란 기대는 어긋났다. 제조원가가 하락해 수출단가가 떨어진 이상으로 수출이 늘었어야 하지만, 세계적 수요감소로 수출물량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또 저유가로 위기에 빠진 신흥 산유국들은 석유생산량을 감축하기보다는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위안화 가치절하 그리고 이에 따른 강달러와 맞물려 초저유가는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모건스탠리는 미 달러화 가치가 현재보다 5% 더 상승할 경우 달러화에 민감한 유가는 10~25% 더 하락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화학 공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저유가로 석유화학과 건설, 조선업종 등의 타격이 크다.
더불어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 국부펀드의 자금이 신흥국에서 이탈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성장률 하락에 기름을 붙는 셈이 된다.
결국 유가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 상황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에게는 보수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변동성이 크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오일(유가) 관련 선물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시장의 단기적인 조정만 보고 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중국시장의 조정 등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다. 자금을 6개월~1년 단위로 짧게 운영해 갑작스런 시장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안정적인 배당주나, 당분간 환율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외환거래(FX) 시장을 주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