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뇌물 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는 등 홍역을 치렀던 장만채(58) 전남도교육감이 대법원으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을 선고받아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1부(고영한 대법관)는 14일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 교육감에게 일부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 교육감은 교육감 출마를 준비하던 2010년 5월 순천대 기숙사 함바 운영자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500만원을 무상으로 빌린 혐의, 같은 해 6월 교육감 당선 이후 의사인 고교 동창 2명과 산학협력업체로부터 모두 1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순천대 총장 관사 구입비 1억5000만원과 업무추진비 등 공금 78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업무상 배임·횡령)로도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2012년 4월 장 교육감을 구속한 이후 50여 차례의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해 '진보교육감 표적수사' 논란까지 일었다. 

그러나 총장 시절 업무추진비 900만원을 횡령한 혐의만 유죄가 확정됐고 나머지는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행법상 선출직 공무원이 정치자금법이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직을 상실하지만 장 교육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만큼 교육감직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장 교육감이 취임 이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교육감은 '정치활동을 하는 자'가 아니어서 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추진비 횡령·관사 구입비 배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900만원 횡령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했다.

장 교육감은 2012년 4월 구속됐다가 한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업무에 복귀했다. 상고심 심리 중이던 2014년 6월 재선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장교육감은 "업무추진비를 용도와 달리 사용한 것은 절대 아니고 행정처리 미숙에 의한 결과"라며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모든 족쇄가 풀린 만큼 앞으로 전남교육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