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 추억 되살리는 좋은 기획···‘무리수’ 편곡은 옥의 티

2016-01-13 17:10

[사진=JTBC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초반 유재석과 유희열의 투입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JTBC ‘투 유 프로젝트-슈가맨’이 정상궤도에 오른 느낌이다. 하지만 추억을 망가뜨리는 과도한 편곡은 옥의 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슈가맨' 13회에는 그룹 노이즈 멤버 홍종구, 한상일, 김학규가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평균 시청률 4.02%(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4.9%까지 오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회 때부터 미스터 투, 에이치 등의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한 ‘슈가맨’은 이후에도 구본승, 리치, 제이 뱅크 등 팬들이 그리워하고 근황을 궁금해 한 옛 가수들을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8일 방송된 8회에는 작곡가 김형석과 정재형이 등장해 고(故) 박용하와 서지원을 추억하며 그 시절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슈가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공연을 펼치는 쇼맨들도 점차 다양화 됐다. 초아(AOA), 오렌지캬라멜, 레드벨벳, 마마무 증 아이돌과 옥주현, 이영현, 허각, 린 등 탑 보컬리스트 그리고 여기 로꼬, 다이나믹 듀오, 제시 등 힙합 뮤지션들까지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과한 편곡이 오히려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를 낮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8회 방송 당시 보사노바 풍으로 편곡된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는 이미 고인이 된 가수에 대한 추모의 분위기였던 스튜디오의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았다. 슬픈 가사와도 매치가 되지 않았다. 지난 5일 방송된 12회에서도 옥주현이 부른 지니는 원곡의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물론 비록 평소 TV프로그램에 등장하기 힘든 실력파 편곡자들이 새로운 편곡을 통해 과거의 곡을 현대의 감성에 맞게 변신시키는 것은 좋은 시도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원 히트 원더’ 가수들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과거의 명곡을 들으며 추억에 잠기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성격상 초중반까지 이어지는 추억과 감동이 후반부 이해가 되지 않는 편곡으로 망가지는 것은 객석의 방청객들과 시청자들 모두 바라지 않는 바이다.

절묘한 편곡으로 원곡의 느낌을 살리며 노을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 ‘처음 그날처럼’이나 곡과 가사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세련된 재즈 편곡으로 화제를 모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스톰’처럼 좋은 편곡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편곡에 힘을 조금 빼고 그 시절의 감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한다면 ‘슈가맨’은 현재 이상의 인기를 얻을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