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신년연설에서 빠진 북한…임기 업적 강조에 초점

2016-01-13 17:20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핵'이 빠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누락은 의외라는 반응과 임기 내 성과 부각을 위해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름은 9번 거론한 반면, 북한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2013년에는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는 북한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간접적으로 국정연설문 곳곳에서 북한을 겨냥한 듯한 언급은 등장했다. 오마바 대통령은 “우리 군대는 세계 역사상 최강의 전투부대”라며 “파멸의 길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국가도 감히 미국이나 우리 동맹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우리는 악의 제국보다 쇠약해가고 있는 국가들(failing states)들에 의해 더 위협받고 있다"고도 말했다. 여기서 쇠약해지는 국가들에는 경제적 고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도 포함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정확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빅토르차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의 핵위협은 미국의 국가안보 이슈의 우선 순위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라는 이야기는 소설을 쓰는 것이며 허풍”이라면서 자신의 임기 내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외교 분야에서는 IS 퇴치와 재임 중 업적으로 꼽히는 이란 핵협상 타결, 쿠바와의 수교, 서아프리카 에볼라 문제 해결 등을 부각시켰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같은 홍보용 신년 연설은 차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