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청들, 교육부 압박에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 제출 않을 듯

2016-01-12 09:29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시도교육청들이 교육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11일 시도교육청 예산 점검 결과를 공개하고 각 지역에서 편성 여지가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들을 제시하면서 편성을 압박했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교육부는 12일까지 시도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 제출을  지난 8일 공문을 보내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제출 요구에 대해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내더라도 편성이 어렵다는 내용을 담아 보내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재원이 없어 편성이 어렵다고 내거나 아예 보내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라며 “다른 시도교육청도 같은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시행령에 따라 올해 예산편성을 하지 않는 경우 내년에 편성하지 않은 만큼의 액수를 삭감해 지급하겠다는 교육부의 경고에 대해서도 교육청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 편성 계획을 보고 목적예비비 지급을 결정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목적예비비로 495억원을 준다고 하는데 필요한 어린이집 예산 3807억원의 10분의 1로 한달치만 편성이 가능한 액수일 뿐”이라며 “내년 예산을 삭감한다고 하지만 당장 재원이 없는 것을 어떻게 편성하겠느냐”고 했다.

교육부가 지자체전출금을 조기 지급할 수 있도록 행자부에 협조 요청을 해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교육청들은 전출금이 와야 오는 것이지 추경 편성에서 의회 의결도 거쳐야 해 불확실한 재원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들은 2015년 지자체전출금 정산분은 2017년까지, 2016년 정산분은 2018년까지 정산하는 것으로 조기 지급의 경우 2017년 재원을 당겨쓰는 것으로 2017년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명퇴교사와 신규교사의 인건비 차액이 남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는 교육부의 공개에 대해서도 교육청들은 인건비 부분은 지급이 어려우면 안돼 여유 있게 편성한 것으로 담임수당 등 수당 인상분 등이 수시로 바뀌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들은 불용액이 생기더라도 누리과정에 쓰라는 법은 없고 다른 사업에 쓸 곳이 많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2017년 학교신설사업비를 2016년분으로 편성한 것은 누리과정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교육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교육청들은 학교신설사업 예산을 일반적으로 2개년 동안에 편성하는 가운데 교육부의 기준으로는 2018년 학교 신설사업비의 경우 2017년 80%, 2016년 20%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토지 조기 매입 등을 감안해 더 편성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결과적으로 남을 수는 있다고 밝혔을 뿐으로 불확실한 가운데 미리 누리과정 예산으로 돌리는 것은 역시 시도교육청의 예산 편성 권한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예산편성 점검 결과까지 밝히면서 압박을 하는 가운데 감액을 경고하고 목적예비비 지급도 편성 계획에 따라 지급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도교육청들이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며 여전히 평행성을 달리고 있어 학부모들과 유치원, 어린이집의 불안감은 커지기만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