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업가의 몰락…스베누, 100억원 쏟아 부은 마케팅도 '휘청'

2016-01-12 00:01

[사진제공=스베누]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7세 쳥년 경영자가 운영하는 기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스베누의 황효진 대표이사는 최근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 당했다. 가맹점주를 비롯해 공장의 임직원들에게 고소를 당한 상황이라 100억원 이상 쏟아부은 마케팅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공장장과 전국의 스베누 가맹점주들이 스베누의 황효진 대표이사를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공장대금 미지급과 땡처리 문제 등의 이유에서다. 경찰은 이달 중으로 황 대표를 소환해 그동안의 자금 흐름과 영업 방식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황 대표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그동안 주력한 마케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베누는 2014년 론칭한 브랜드다. 사업 개시 2년이 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아이유, AOA, 송재림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드라마의 주요 PPL 협찬사로도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 방송된 KBS2 드라마 '프로듀사'의 경우, 경쟁 브랜드보다 높은 7억원 정도를 제작지원비로 지급했다.

지난해 9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 로고가 부착된 신발을 국내에서 독점 판매키로 했다.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도 전개할 계획이었다. 구체적인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제품 출시나 맨유 주요 경기에 브랜드 이미지를 노출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불거진 만큼 지속적인 스폰서십 이행과 계약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 문제도 커지고 있다. 평소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황 대표는 e스포츠 리그인 스베누 스타리그를 후원하고 '스타크래프트2 스베누'와 '프로게임팀 스베누 소닉붐'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자금난 등으로 스베누의 e스포츠 리그 스폰싱을 진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리그와 팀 운영에 드는 돈만 한 해 30억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뿐 아니라 제품 제조 공장장과 가맹점주들의 불만까지 쌓이며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라며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