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다오쿠이 "중국 증시 안정되려면 3조 달러 외화보유액 사수해야"
2016-01-10 15:32
중국 외화보유액 3조선 무너지면, 자본 '엑소더스' 가속화...중국 증시 및 경제 '타격'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겨우 안정된 듯 했던 중국 증시가 2016년 새해, 서킷브레이커 실시와 맞물려 폭락하면서 향후 중국 증시 향방을 두고 전세계가 가슴을 졸이며 주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4일 첫 거래일 실시 후 5거래일 동안 무려 4차례나 발동됐던 서킷브레이커 시행을 중단했고 인민은행은 거액의 유동성을 연거푸 주입하는 등 중국 증시 '인공호흡'에 나섰다.
이에 중국 유명 경제석학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중국·세계경제연구센터 주임이 "주가 폭락을 조장하는 위안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외화보유액 3조 달러 마지노선을 사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고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9일 전했다.
리 주임은 "지난해 중국 외환보유액이 5000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면서 "만약 가파른 감소세가 올해에도 지속된다면 위안화 가치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증시 등 금융시장 자본 유출을 조장, 최근 증시 폭락 배경으로 지목된 바 있다. 리 주임은 올해 중국 외화보유액 마지노선으로 3조 달러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위안화 가치도 빠르게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최근 8거래일 연속 고시환율을 높게 제시하면서 지난주 달러 당 위안화 역내 환율은 6.59위안, 역외 환율은 6.76위안으로 치솟으며 가치가 급락한 상태다.
리 주임은 일정 규모 이상 외화보유액 지속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통화바스켓 연동 환율 매커니즘 도입을 꼽았다.
또 자본계정 단속을 강화해 일부 기업이 해외 지사를 통해 투자 등 명목으로 외화를 빼돌릴 수 없도록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위기는 △경기둔화 우려 △위안화 평가절하 △자금이탈 △증시폭락이 서로 맞물리며 반복되는 형태다. 리 주임의 '외화보유액 3조 달러 사수론'은 이러한 위기의 '고리'를 끊는 방안으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중국신문망은 평가했다.
또, 중국 경기회복 여부도 중국 증시 등 시장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경제반등 조짐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고 있어 중국 경제와 환율, 증시를 둘러싼 시장 우려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9일 발표하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당초 목표치 7%를 밑도는 6.8~6.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