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소탄 실험' 전격 실시…정부 "북한에 반드시 상응대가"

2016-01-06 17:12
북한 "첫 수소탄 시험 성공"…정부 "안보리 추가제재 등 모든 조치"…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논의 착수…
남북간 군사적 긴강 고조…북중관계 다시 경색…북한 장거리 로켓 등 추가 도발할 수도

[사진=YTN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주진 기자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해 또 다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속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25 합의'로 조성됐던 남북간 대화 분위기는 군사적 긴장 고조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며, 최근 관계 회복을 모색해오던 북중 관계도 다시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일 낮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조선중앙TV의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첫 수소탄(수소폭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우리의 지혜,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에 100% 의거한 이번 시험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하였으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전과 달리 이번 핵실험 사실을 미국과 중국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1~3차 핵실험 때는 직간접적으로 핵실험을 예고했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단행했다.

북한의 이번 수소탄 핵실험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지진이 감지된 지 2시간 만에 나왔다.

북한은 이날 발표에서 "우리 핵무력 발전에 보다 높은 단계"라고 밝혔지만,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인공지진의 규모로 추산하면 3차 핵실험 때보다 작아진 것으로 평가돼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의 주장대로 완전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편, 청와대와 정부, 군 당국은 이날 오전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감지되자 종합적인 상황 파악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북한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후 1시간 만에 청와대 국가위기관리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40여분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일련의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오늘 제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며 “이는 우리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고,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핵실험은 벌써 4번째 실험으로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나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첫 시험용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북제재 조치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동맹국 및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제재 조치를 포함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다. 유엔 안보리도 추가 대북제재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한은 1, 2, 3차 핵실험에 따라 제1718호, 1874호, 2094호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양자제재 등 이중, 삼중의 제재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제재에 더해 북한에 보다 강도 높은 새로운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에 반발해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 등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면서 만에 하나 도발이 있으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이날 오후 대북 경계 및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대북 공조체제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통일부도 북한 내 체류인원에 대한 신변 안전보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비상체제를 유지했다. 경제·금융 관계 당국도 합동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금융시장·실물경제의 이상 징후에 신속히 대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