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3% 제시할까

2016-01-05 16:1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오는 14일 한국은행이 제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이 지난해 10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지만 중국 경기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저성장 등 대내외 악재들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놓을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LG경제연구원(2.5%), 한국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8%) 등이 최근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2%대로 줄줄이 내렸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내수의 성장 기여도도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비슷하다. 이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평균 2.7%로 예상했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부진과 소비와 정부지출의 부양효과 소멸이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HSBC는 가장 부정적인 전망치인 2.2%를 제시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작년이 워낙 안좋아 기저효과가 있다면 모를까,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더 나아질 여건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기정사실이 됐다.

한은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수정전망치인 3.2%에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대외여건, 생산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0월 전망 때보다 성장의 하방 위험이 다소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향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경제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저유가 현상, 신흥국 경제 위기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대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밝은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그 조정폭이 관건이다. 금융권에서는 0.2% 포인트 하향조정에 그쳐 3.0%를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대 후반으로 내려잡을 경우 경기 하방리스크가 부각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한은에서 성장률을 2.9%로 제시할 경우 가계나 기업, 금융시장에 경기 위축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며 "이는 한은에서도 경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워낙 저성장 시대라 성장률 수정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기존 (한은)전망치와 크게 다른 시각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