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합의안 수용 못해…수요집회 이어갈 것"
2015-12-29 17:2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에서 진행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의 면담에서 "'법적 책임'이 빠진 이번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복동(90) 할머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어온 수요집회도 계속하겠다"며 "진실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끝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도 이날 조태열 외교부 2차관과의 면담에서 "피해자는 우리인데 정부가 왜 함부로 합의하느냐, 인정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 사죄와 개인적 합의를 요구했다.
이옥선(89) 할머니는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팔아먹은 것이다. 공식 사죄와 배상을 꼭 받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눔의 집, 정대협,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등 114개 시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번 한일 담화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일본정부를 대표해 내각총리로서 직접 사죄하지 않고 대독했으며 사과의 대상도 너무나 모호했다"며 "일본군'위안부' 범죄가 일본정부 및 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점도 이번 합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관여 수준이 아니라 일본정부가 범죄의 주체라는 사실과 위안부 범죄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범죄에 대한 책임 인정과 배상 등 후속 조치 사업을 재단 설립으로 그 의무를 슬그머니 피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진상규명과 역사교육 등의 재발방지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 모호하고 불완전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한국정부는 일본정부가 표명한 조치를 착실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비판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며 이러한 한국정부의 행태는 굴욕적이다"고 비판했다.
또 "평화비 철거라는 어이없는 조건을 내걸어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 일본정부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인 한국정부의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