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제품판매 호조에도 구조조정 박차
2015-12-28 16:24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동국제강이 주택경기 개선에 힘입어 주력제품인 냉연강판 및 철근제품 판매 호조에도 좀처럼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판산업 부진 장기화와 브라질 고로사업 우려 등이 이유로 최근 국제종합기계를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인 럭스틸(Luxteel)이 올해 판매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연간 예상 판매량은 8만t으로 이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국제강의 주력제품인 철근과 냉연강판 판매도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77억원으로 전년동기(-177억원) 대비 539%가 증가했으며 2분기 대비로도 44%가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이익증가에도 시장에서는 불안요소가 다수 상존해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일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후판부문 경쟁력 저하로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브라질 CSP투자관련 재무리스크 △후판 및 부동산 둔화 가능성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불확실 △보유 자산 감소로 인한 유동성 대응력 저하 등을 이유로 꼽았다. 즉 현재의 영업환경 개선이 내년에도 지속 가능할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만기도래 차입금에 대한 상환부담이 크다는 점이 리스크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팔고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의 행보 중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장세주 회장의 부친인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이 1985년 인수한 국제종합기계의 매각이다. 농업에 대한 애착이 높았던 장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 장세주 회장도 회사 경영에 집중한 바 있으나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도 불구, 2011년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다. 이후 수출 판로 개척 등을 통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연속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상태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작업 중 성공사례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이 지분 50.82%로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이 28.62%로 2대주주다. 매각대상은 국제종합기계 지분 100%다.
동국제강의 정상화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철강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브라질CSP가 정상 가동돼 슬라브를 조달받는다 해도 조선 등 후판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업종의 개선과 주태시장 호조세가 장기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동국제강이 야심차게 진출한 코일철근시장의 경우도 주택경기 활황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수요는 답보상태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국내 기업 중 가장 수준높은 압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업황이 개선된다면 가장 먼저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업황개선이 늦어질수록 재무적 부담 등이 커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