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후보들 TV토론, 대중정책 격돌
2015-12-28 14:06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 대선 후보들이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열린 첫 TV 토론에서 대(對) 중국 정책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는 27일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우리가 주요 세계 경제와 포괄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으며 중국에만 연결돼서는 안 된다"며 친(親)중국 성향인 집권 국민당이 대만에 하나의 선택권만 부여했음을 비판했다고 대만중앙통신과 AFP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차이 후보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92공식(九二共識· 하나의 중국 원칙)은 하나의 선택권일 뿐 유일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차이 후보는 총통에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에 풍파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 라고 말해왔지만, 양안관계의 핵심 원칙이었던 92공식을 공개적으로 인정치 않은 채 양안 간 현상 유지를 하겠다고만 밝혀 국민당으로부터 대중국 전략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차이 후보는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에 대해 "모든 것이 토론될 수 있다"며 "이것이 합리적인 접근이며 중국도 민진당과의 상호 교류에 합리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대선 후보는 "차이 후보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차이 후보는 여전히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중국이 우리의 유일한 선택권이 아니다"라며 차이 후보의 비판을 반박하고서 "그러나 중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당이 집권한 지난 8년간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서 기본임금 인상과 빈부격차 축소, 국제적인 공간 개척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3가지 전략을 통해 대만을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중도우파 성향 야당인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중국과 대만이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중국에 대만의 주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쑹 후보는 "총통에 당선되면 경제 성장을 촉진해 2030년까지 연간 성장률이 한국보다 1.5%포인트 높아지도록 하겠다"며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대만문화대학 뉴쩌쉰 교수는 TV 토론에서 주 후보가 차이 후보보다 나았지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대만 TVBS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 차이 후보는 46%의 지지율로 1위를 유지했으며 주 후보와 쑹 후보는 각각 26%와 1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