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의 뜻 따르겠다"…안대희 이어 '험지 출마' 수락

2015-12-23 17:00

4.29 재보선 투표일인 2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서 오신환 후보가 캠프를 찾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3일 이른바 '험지'에 출마하라는 새누리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당초 오 전 시장은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지고 박진 전 의원과 경선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었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시장을 만나 이번 총선에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해달라고 얘기했다"면서 "결론적으로 오 전 시장은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세균이란 거물이 버티고 있는 종로지역을 포함해서 계속 논의를 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저도 종로를 우리 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단,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서로 맞붙는 것은 좀 피하고 다른 지역을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과의 출혈경쟁을 가급적 피하자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특정 지역을 권유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또 앞으로 계속 접촉해 보겠지만 어느 특정지역을 염두에 두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말하자면 교통정리를 하는 차원에서, 적지(적합한 지역)를 잘 골라보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결정에 따라 그는 당의 '험지출마' 요구를 수용한 두 번째 사례가 됐다. 앞서 부산 해운대 출마를 타진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날 김 대표를 만나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며 방향을 선회한 것이 첫 사례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투표가 좌절된 후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거주지가 서울 광진인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광진 갑)추미애(광진 을) 의원과 맞붙게 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한편 새누리당이 전략적으로 당내 유명인사들에게 '험지 출마'를 권유키로 하면서 대상은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다음 타자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