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프로야구 결산 ⓵] 정규리그 5연패 삼성, 그러나...
2015-12-22 15:24
기대했던 투타 요원들이 모두 자기 몫을 해줬다.
어느새 삼성의 상징이 됐던 ‘몸개그의 달인’ 박석민은 타율 0.321, 26홈런, 116타점, War 7.05라는 화려한 기록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초반 공갈포 논란을 일으켰던 야마이코 나바로도 어느 새 타율을 0.287까지 끌어올리더니 홈런을 48개나 치고 137타점을 올려 War 6.93까지 끌어올렸다. 4번 최형우도 홈런 33개에 123타점을 올리며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더군다나 신인 구자욱이 타격 3위(0.349)에 오르고, 노장 이승엽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며 타격은 오히려 작년보다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을 들었다.
비록 득점과 OPS모두 넥센에 뒤진 2위(득점 897점, OPS 0.858)에 그쳤지만 1-9번까지 이어지는 타선의 짜임새는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가 받았다. 넥센에 비해 파워는 약했던 삼성의 방망이는 출루율 1위(0.378), 볼넷 1위(581개), 안타 1위(1512개)로 정확도가 높았다. 더군다나 득점권 타율이 0.311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며 효율적인 타격을 했다. 박해민을 앞세운 주루에서도 도루 개수와 성공률에서 NC다이노스에 뒤진 2위를 달리며 뛰는 야구도 여전했다.
삼성은 계속된 투수 유출로 매년 투수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매년 1,2위를 놓치지 않았던 팀 방어율이 처음으로 3위(4.69)까지 떨어졌고, 피홈런 부분에서 182개를 허용해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르는 불명예까지 안았다,(2위 롯데 164개)
하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삼성 투수들은 피하지 않는 투구 패턴을 가져갔다. 삼성 투수들은 홈런을 많이 내준 대신 삼진 1194개를 잡으며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또 볼넷은 423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준 한화(648개)와 2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의 삼진/볼넷 비율도 2.82로 압도적으로 1위다.
덕분에 삼성 선발진은 힘을 아낄 수 있었고, 불펜의 과부하도 줄어들었다. 삼성 선발진은 QS 75개를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빠른 승부와 긴 이닝, 그리고 타선의 적절한 득점지원을 앞세워 선발 윤성환(17승), 알프레도 피가로(13승), 차우찬(13승), 타일러 클로이드(11승), 장원삼(10승) 5명이 모두 10승 이상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나온 불펜도 힘을 냈다. 안지만은 박희수(SK와이번스)가 2012년 기록한 34홀드 기록을 깨고 37홀드를 기록했다. 노장 임창용도 작년의 부진을 딛고 33세이브를 기록해 뒤를 든든히 받쳤다. 또 심창민, 박근홍 등 젊은 불펜 요원들이 요소요소에 등장해 팀의 승리를 도왔다. 한마디로 안 되는 것 없던 삼성이었다.
하지만 시즌 말미 ‘원종 도박 파문’이 터지며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싱겁게 무너지고 말았다. 팀의 주축 투수 3명이 엔트리에서 빠진 공백은 생각보다 더 컸다. 팀의 1선발급 투수, 셋업맨, 마무리가 빠져 리그 방어율이 8위에 불과했던 삼성은 두산의 달아오른 방망이를 막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했다.
문제는 내년 시즌이다. 세 선수의 War(Wins Above Replacement·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각각 윤성환(4.97), 임창용(2.13), 안지만(2.04)로 도합 9.14나 된다. 이들 세 명이 없을 시 9게임 이상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War 7.05를 기록하며 팀에 최대 공헌한 박석민이 FA로 이적하면서 삼성은 사실 상 4강권외의 전력으로 평가 받게 됐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윤성환과 안지만이 복귀하더라도 ‘야왕’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을 대신할 마무리 발굴과 3루수 대체자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을 게 분명하다. 삼성이 일찌감치 공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경산 볼파크 육성 시스템과 삼성이 자랑하는 트레이닝센터가 다시 새로운 얼굴을 내 놓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