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슬람 단체 ‘이슬람 혐오증’ 해소 나서

2015-12-22 07:18
“종교적 편협성과 적의는 비 미국적” 주장

[사진=C-SPAN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파리 테러와 샌버너디노 총기난사를 계기로 미국 사회 전역에 확산하는 '이슬람 혐오증'(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 해소를 위해 미국의 무슬림 지도자들이 나섰다.

미국 무슬림조직연대(USCMO) 소속 단체들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IS도, 이슬람 혐오증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며 미국 사회에 올바른 이슬람을 교육하는 전국적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니하드 아와드 미국-이슬람 관계협회(CAIR) 회장은 회견에서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내 무슬림들을 옹호했다"며 "그러나 요즘은 불행하게도 미국 사회가 분열된 채 전례 없는 증오범죄 열기가 느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을 겨냥해 “그는 IS와 싸우는 게 아니라 IS를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IS가 가장 큰 도움을 얻는 것은 대중을 두렵게 만드는 엘리트 정치지도자들"이라며 "IS는 미국을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IS는 미국사회를 분열시키고 두렵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이슬람협회의 알타프 후세인 회장은 "반 이슬람적인 종교적 편협성과 무슬림에 대한 적의는 비 미국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USCMO는 이에 따라 앞으로 이슬람 단체들이 대선 과정에서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편협성을 배격하고 무슬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대대적인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무슬림 100만 명이 대선에 반드시 등록하고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독려해나가는 '풀뿌리 운동'을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미국 내 무슬림은 미국 전체 인구 약 3억1800만 명의 2%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무슬림 단체 지도자 100여 명은 20일 버지니아 주 북부 지역에 모여 미국 사회 내에 이슬람 종교를 올바르게 알리는 '원 아메리카'(One America)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단체들은 이슬람 종교를 가진 젊은이들이 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사상에 포섭되지 않고 건전한 방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또 이슬람 공포증에 대처하고자 정례적으로 회교사원을 개방해 다른 종교를 가진 미국인들과의 대화를 나누고 이슬람 종교에 대한 교육과 홍보기회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단체들은 시민운동 조직과 초교파적 단체들과 협력해 대선 유세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반무슬림 발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