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세가율…"내년이 더 걱정"

2015-12-21 16:08
11월 기준 아파트 매매대비 전세가격 비율 73.7%, 13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
서울 성북구(82.1%), 경기의왕(81.1%), 서울 강서구(80.1%), 경기 고양덕양구(80.1%) 등 80% 넘어
가계부채, 금리인상 등으로 매수세 위축될 경우 전세수급불균형 계속될 것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 최근 서울 강서구에 전셋집을 알아본 직장인 강모(37)씨는 맘에 드는 전셋집이 있어 계약을 하려 했지만 집주인이 계약직전에 파기를 통보했다. 자녀가 있어 집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강씨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고르는 시대가 왔다며 매매를 생각해 봤지만, 내년 시장 상황이 불안정해 또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13개월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가율이 80%를 웃도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21일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11월 기준 아파트 전세가율은 73.7%로 10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성북구가 82.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성북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80%으로 넘어선 8월(80.1%)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성북구 길음동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한 아파트는 매매가 5억2000만원에 전세가가 4억6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8%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 의왕시도 10월(80.2%) 처음으로 80%으로 넘어서더니 지난달 81.1%로 전국에서 두 번째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올초 2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의왕시 내손동 79㎡ 아파트는 지난달 3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9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이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5%에 달한다.  

서울 강서구도 연초에 비해 전세가율이 11.2%포인트나 상승해 지난달(80.1%) 80%를 넘어섰다. 

기존 전세가율 비중이 높지 않았던 지역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서울 동작구(79.6%),구로구(78.5%), 성동구(77.1%)를 비롯해 고양 일산서구(79.3%), 일산동구(78.5%) 등 경기도도 80%에 근접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 전세난과 전세가율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 매물을 원하는 수요자들에 비해 시장에 나오는 전셋집은 많지 않아 전세가격이 시장가에 비해 크게 뛰었다”며 “내년에도 강남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것에 비해 시장에 전세 매물이 없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시장 금리가 오르면 월세 전환속도가 누그러질 수도 있지만 재개발·재건축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 위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해 전세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강남은 벌써부터 매수세가 멈칫하고, 전세로 몰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치동 M 중개업소 대표는 “주민들이 매스컴에서 나오는 가격하락, 거래량 감소, 대출 규제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당장 아파트를 매수를 하기 보다는 다른 전셋집으로 이주하면서 상황이 괜찮아지길 관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