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을 알아야 기네스 맥주가 맛있다
2015-12-21 09:29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프리미엄 흑맥주 '기네스(Guinness)'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기네스를 수입·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에 따르면 기네스는 2014년부터 2년 연속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수입맥주 업계가 매년 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150개국에서 하루 1000만 잔이 소비되고 있는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대표 흑맥주이다. 다크라거, 둥켈, 스타우트 등 다양한 흑맥주 종류 중 기네스는 에일 계열의 스타우트에 속한다.
한잔의 기네스에는 여러가지 특별함이 숨어있다.
캔, 케그(생맥주 기계), 병 등 종류가 무엇이든 기네스에는 항상 특유의 크리미 헤드가 존재한다.
캔 안에 들어있는 동그란 볼 '위젯'도 눈길을 끈다.
10년 간의 리서치와 500만 유로를 투자해 만든 위젯은 지난 50년간 가장 뛰어난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되며 펍의 맥주 콕 기능을 캔 안에 장착해줬다. 반지름이 1.25인치인 플라스틱 위젯은 뚜껑을 오픈하는 즉시 맥주 표면 위로 떠오르며 질소 방울을 만들어낸다. 갓 따른 기네스 생맥주처럼 농밀하고 부드러운 흰색 크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네스는 이 기술로 영국왕실 기술대상과 1991년 영국여왕으로부터 기술진보상(Queen’s Award for Technological Advancement)을 수상했다.
기네스는 따르는 법도 특별하다. 전세계적으로 운영되는 퀄리티팀은 ‘기네스 따르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기네스 생맥주는 전용잔에 2회에 걸쳐서 따른다.
1차 추출에서는 질소와 이산화탄소가 섞인 혼합가스가 나와서 기네스만의 고유한 서징(대류현상)과 크리미 헤드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서징 현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손잡이를 뒤로 밀어 거품이 전용잔보다 2mm 정도 높게 찰 때까지 따른다. 기네스의 원액만 나오면서 1차 완성된 크리미 헤드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이 과정을 충실히 따르면 119.5초가 걸린다. 디아지오는 이를 강렬하게 솟구쳤다가 가라앉는 ‘119.5초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디아지오 기네스 브랜드 담당자는 "국내에서는 보통 맥주를 비운 뒤에 주문을 하지만 해외에서 기네스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잔을 비우기 전에 기네스를 미리 주문한다"며 "기네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따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아지오는 생맥주 전용잔 뿐만 아니라 최근 캔 전용잔도 개발했다. 캔을 따서 전용잔에 거꾸로 놓기만 하면 맥주가 쏟아지면서 크리미 헤드가 생성된다.
최근에는 라거맥주에 기네스를 섞어 먹는 고객도 늘고 있다.
배익준 상무는 "보통 라거맥주는 탄산감을 즐기기 위해 먹는데 기네스를 섞으면 탄산감에 에일 맥주 특유의 향과 풍미가 더해져 맥주를 더 즐겁게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