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주자들, "나는 흙수저"...'금수저' 물고 태어난 트럼프와 달라
2015-12-16 11:22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 대선 경선 후보들이 '가난한 집안 출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CNN머니는 재벌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한 후보자들이 유년 시절의 어려운 가정 환경을 강조해서 중산층과 하위층의 지지를 끌어 모으려 한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에서 선두를 달리는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이다. 자신이 지닌 막대한 부를 뽐내는 것을 즐기는 그는 지난 10월에는 "내 인생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며 "부친한테 푼돈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트럼프와 달리 다른 대선 후보자들은 '가난한 집안 출신'을 내세워 중산층 이하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TV광고와 토론, 선거 유세 등에서 이민자 출신 부친, 가난한 유년시절, 생계를 위해 가정부나 마트 점원으로 일해야 했던 모친 등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 놓았다.
그는 부친이 미국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돈 한 푼 없고 영어는 아예 몰랐다"며 "시간당 50센트를 받고 그릇 닦기로 일"했던 경험을 말하거나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해 진 "학자금 대출 10만달러(약 1억 1000만원)를 최근에서야 다 갚았다"며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내세운다.
마르코 루비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 놓는다. 선거 광고에 바텐더와 학교 경비원으로 일했던 부친의 사진을 공개하며 "부친은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며 "아버지 덕분에 대학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친도 호텔 메이드와 마트 점원으로 일하면서 자신을 뒷바라지 한 점도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부자 1%가 아닌 보통 미국인 99%를 위한 후보임을 자부하는 버니 샌더스도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에 살았던 유년 시절을 언급하면서 자신이야 말로 99%에 속한 사람임을 내세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가난한 배경을 딛고 일어나 성공한 것은 사실이나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정부나 다른 분야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면 승승장구했다"며 "과거 가난했던 시절과 현재 물가 상승과 임금 정체로 인해 허덕이는 미국인들을 연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