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문재인, 선거구 획정 담판 회동서 '신경전'…오늘 본회의 개최 불투명

2015-12-15 13:51

아주경제 석유선, 이수경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은 15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와 회동,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담판에 나섰지만, 야당이 정 의장의 발언에 반발하면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만남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학재·김태년 의원이 배석하는 '3+3회동' 형식을 갖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오전 선거구 획정 관련 협상을 하려고 국회의장실에서 정의화 의장 주재로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정 의장은 이날 회동 시작에 앞서 공개발언을 통해 "새정치연합에 가슴 아픈 일이 있어 뭐라 위로를 할지 모르겠는데, 발전하려면 모든 것은 아픔을 겪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정당정치를 하는데 한 정당이 아주 어려운 일을 겪고 있어 국회도 자연히 어려워지지 않나"라며 "오늘까지는 선거구 획정이 되기를 희망했는데 정개특위가 연장 안 돼 상당히 심각한 일이 되고 입법비상 사태까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문제는 정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인한 야당의 내홍으로 인해 국회에서 입법활동과 선거구 획정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질책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그러자 문재인 대표가 "입법이 제대로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로 당의 형편을 말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당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당 사정 때문에 선거구 논의나 입법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피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해당 발언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며 항의했고, 결국 정 의장은 이를 받아들여 발언을 취소했다.

이날 회동에선 정 의장과 야당뿐 아니라 여야 간에도 서로의 협상 태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처음 입장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선거구 획정 협상이 안 되고 있는 이유"라고 비판했으나, 원유철 원내대표는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데는 양보보다 공정성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반박했다.

한편 여야는 정개특위 활동 기한인 15일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 재획정안을 처리하거나 정개특위 활동 연장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지만, 여야가 협상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이날 오후 본회의 개회는 불투명하다.

정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의장으로서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문을 걸어잠가서라도 교황식으로 얘기해 결판을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이 밝힌 교황식은 바티칸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뜻하는 것으로, 만장일치로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밀실에서 논의를 계속 이어가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