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신기후체제 온실가스 감축대안, 바다에서 찾는다

2015-12-16 07:37
피할 수 없는 온실가스 감축규제…선제적ㆍ능동적 대응 필요
해양부문 '해양 CCS' 기술 주목…3조 달러 새 시장 창출 기대

[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흘리는 지구의 눈물을 멈추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제21차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신기후체제는 그 대표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기존 교토체제가 일부 선진국만 참여했던 것과 달리 신기후체제(파리 협정)는 기존 참여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 국가와 개도국 등 195개국이 참여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공조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도 쉽지 않은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 지난 6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대비 37%로 확정한 바 있다. 앞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과 함께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실가스 의무 감축이라는 도전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일례로, 그간 해양수산부가 추진해 온 선박평형수 처리기술, e-navigation 등이 있다. 이 기술들은 국제 환경 및 기술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 규범을 선도하고 새롭게 형성된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다.

피할 수 없는 온실가스 감축규제를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양부문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 바로 ‘해양CCS’다.

CCS(Carbon Capture & Storage)란 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를 해저 또는 육상의 깊은 땅속에 저장하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S가 2050년 온실가스 감축량의 약 17%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노르웨이는 1996년부터 연 1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해양지중에 저장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대규모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등 CCS는 이제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실용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국가 CCS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해수부를 비롯한 미래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 참여 하에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CCS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특수한 조건을 가진 지하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넓은 영토를 가진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육상 저장 공간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해양’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해야 하기에 ‘해양’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해양수산부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2005년부터 10여년간 총 585억원을 투자하여 해양CCS 기술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동해 서남부 해역에서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장 후보지를 확인하고, 수송‧저장 기술 등 대규모 실증사업 추진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이산화탄소 해양수송‧저장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 대규모 해양CCS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연간 1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해양지중에 수송‧저장하여 CCS 실용화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CCS라는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확보하게 되며,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 압력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진 조선, IT, 해양플랜트 기술을 접목해 약 3조 달러로 전망되는 세계 CCS 시장에 우리나라의 진출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한 능동적 대응과 세계CCS 시장 진출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그렇기에 기술 실용화를 위해 추진 중인 해양CCS실증 프로젝트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제, 신기후체제라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바다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해양CCS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