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미국 중산층…상위층 소득은 47%나 증가

2015-12-10 13:20

[사진=중산층 문제 트위터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중산층 인구가 43년만에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CNN머니 등 외신은 민간 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PRC)가 수행한 연구를 인용해 미국 중산층 인구 비중이 49.9%로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40년간 소득 불평등은 심화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인구의 비율은 줄어든 대신, 상위층과 하위층의 비율은 높아졌다. 지난해 미국의 중산층 인구 비중은 49.9%로 1971년(61%)에 비해 11% 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층의 비중은 14%에서 21%로 7% 증가했고, 하위층은 25%에서 29%로 4% 늘었다. 이 연구는 연간 소득이 4만1900달러(4952만 원)부터 12만 5600달러(1억 4845만 원) 사이인 3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연구를 이끈 퓨리서치의 라케쉬 코치아는 “계속되는 중산층의 감소는 소득 불평등과 경제 양극화의 또 다른 징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나마 상위층 증가율이 7%로 하위층의 4%보다 다소 높다는 것이 “한 가닥의 희망(silver lining)”이라고 퓨리서치는 분석했다, 상위층으로 이동이 가장많이 늘어난 이들은 장년층 등이었으며, 반면 미혼남성, 고교 졸업자 등은 하위층으로 전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40년간 부의 양극화는 매우 심해졌다고 연구는 강조했다. 197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상위층 중간치의 소득은 47% 증가한 17만 4600달러에 달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중산층과 하위층 중간치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34%,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위층의 소득이 국민소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9%에서 49%로 대폭 늘었다. 1970년대만 해도 중산층 소득이 62%를 차지하며 미국 경제를 떠받쳤지만, 지난해 이 비율은 43%로 주저앉았다. 하위층의 비중 역시 10%에서 9%로 떨어졌다. 

자산의 격차도 확대됐다. 상위층의 중간치 순자산은 1983년 32만 3400달러에서 2013년 65만 100달러로 약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중산층 중간치의 자산은 2% 증가한 9만 8100달러에 그쳤으며 하위층은 오히려 18% 감소한 9500달러로 미끄러졌다.

백악관 경제 자문위원장 제이슨 퍼먼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산층 감소를 두고 “하나의 원인과 하나의 해답만 있는 게 아니다”며 “이는 지난 수십년간 만들어진 문제로 수많은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