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이달 20일 발효…우리나라가 받는 긍정적 영향은?
2015-12-09 16:18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산업계는 오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적지않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내 협정이 발효되면 내년 1월1일에도 관세가 한차례 더 인하돼 중국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우월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정부와 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로 연간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품 730억 달러(약 81조 원), 중국의 한국 수출품 418억 달러(약 46조5000억원)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발효로 10년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중 FTA 체결로 13억명의 중국시장 공략과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 연계무역 확대, 서비스업 개방,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 참여 등 총 5가지 경제적 실익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중 FTA 발효로 중국에서 거둔 수익을 모두 한국 본사로 송금할 수 있어 이익 확대가 가능케 됐다.
그간 대부분의 중국 진출 해외기업은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자국으로 송금할 경우, 등록자본금을 중국에 납부한 뒤 심사를 통해 인정되는 비율 만큼만 송금이 가능했다. 하지만 FTA 발효 이후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긴급수입제한제도(세이프가드, Safeguard) 조치 등의 특수 상황이 아닌 이상 모두 한국 본사로 송금할 수 있다.
한·중 FTA 발효로 가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관광 등 서비스업종과 소매유통과 음식료, 화장품 업계 등이 꼽힌다. 우선 관광부문에서는 국내 여행 업체들이 중국내에서 여행업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유커 모시기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또 소매유통업의 경우, 역직구시장 활성화로 전자상거래 분야가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음식료는 기존의 고급화 이미지에 FTA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경우, 수출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화장품 업계도 관세인하에 따른 마진율 제고 효과로 수익성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건설업계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과 게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한류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 등의 공동제작이 활발해지며 국내 콘텐츠 업체의 중국진출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도 저작권 강화에 따라 중국 퍼블리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음악은 저작권 보호 강화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항공·해운업계도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양국간 통관절차가 간소화되고, 관세가 철폐되는 등 물적·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분야의 경우, 석유화학산업이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지목된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절반 정도를 중국이 차지해 관세 인하를 통한 가격경쟁력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철강업계는 FTA 체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올초 한·중 FTA 가서명 당시 중국 주요제품인 냉연강판,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및 범용제품인 후판 등을 개방키로 하면서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중국 수출여건이 개선돼 중장기적으로 우리 철강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전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이 FTA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와 국내에 철강 유통망을 확대할 경우, 우리나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무역제도 정비를 통해 저가 중국산 철강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선과 전자업종은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은 선박이 편의에 따라 어디에서나 등록할 수 있다는 ‘편의취적’ 원칙이 보편화돼 관세인하 영향이 없다.
전자업계의 경우도 중국산 중저가 제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백색가전 제품은 이미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 또한 다자간 정보기술협정(ITA)으로 인해 이미 무관세며, 휴대폰 역시 무관세인 만큼 영향권에서 거리가 멀다.
자동차분야의 경우, 양국 모두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지 않기로 해 수출확대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국 전체 수출에서 완성차의 비중은 1.2% 내외로 크지 않고, 주요 완성차 업체는 이미 중국내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중국측에서 장기간에 걸쳐 신중하게 개방하기 때문에 관세 철폐 효과는 지연될 전망이다.
반면 타이어업계의 경우, 저가 중국산 타이어제품의 대량 유입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