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K-세일데이’ 유통업체 매출에는 기여…전년比 최대 11%↑

2015-12-10 00:01
17일간 매출분석…백화점 11.2%, 온라인쇼핑몰 10.0%, 전자제품전문점 7.5% ↑
오는 15일까지 최대 50~90% 할인 계속

[K-세일데이 행사가 시작된 지난 11월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 모습. 사진=정영일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민간주도의 세일 행사인 'K-세일데이(이하 K-세일)'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유통 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대비 최대 11%까지 향상됐기 때문이다. 

9일 행사를 주관한 유통산업연합회에 따르면 K-세일이 시작된 지난 11월 20일부터 12월 6일까지 17일 동안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전자제품 양판점 등 전 업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장 크게 증가한 업종은 백화점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3개 업체의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2% 증가했다. 단순히 K-세일 행사 실적이라기보다는 중국 광군절(11월 11일)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현지시간 11월 27일), 사이버먼데이(현지시간 11월 30일) 등 국제적 쇼핑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업체들이 각종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진행한 결과도 포함됐다.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도 늘었다. 롯데홈쇼핑을 비롯해 신세계의 SSG.com·롯데닷컴·AK몰 등 온라인쇼핑몰들은 이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하이마트·삼성디지털플라자·LG베스트샵·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양판점에서도 전년 대비 평균 매출이 7.5% 신장했다. 해외 직구족들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가전제품 쇼핑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에 착안, 삼성·LG 등 메이저 가전기업과 연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 외에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홈플러스익스프레스·GS슈퍼 등 슈퍼마켓 4사의 평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1.9%씩 증가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경우는 신규 출점이 어려운 가운데 매출 상승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명절이나 휴가 시즌과 같은 특별한 대목 이슈가 없었는데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내부적으로 선전한 결과다.

 

[K-세일데이 행사가 시작된 지난 11월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 모습. 사진=정영일 기자]


K-세일은 정부 주도로 10월 1~14일까지 열렸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이하 코리아 블프)' 행사의 2탄 성격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 제조사 참여 전무 △ 기대에 못 미치는 할인율
△ 상품 구성의 다양성 결여 백화점 위주의 흑자 재고 처리 수준 상품 판매로 유통업체만 득이 된다는 비난도 있었다. 

게다가 당시 산업부는 코리아 블프에 백화점(71개 점포), 대형마트(398개), 편의점(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했다고 홍보했지만 이는 해당 업체들의 총 점포 수를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마저 받았다. 

그런데도 코리아 블프 행사 후 산업부는 전년 동기(2014년 10월 2~15일) 대비 백화점 3개 업체는 총 24.0%(2669억원), 대형마트 3개 업체 3.6%(357억원), 온라인 쇼핑몰 11개 업체 28.9%(2161억원), 전자제품 전문점 2개 업체 20.9%(353억원), 편의점 3개 업체 36.3%(1654억원) 등 평균 20.7%의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7194억원에 달했다.

이에 K-세일 행사에서는 참여 업체 수만 밝혔고, 제조사도 삼성전자·LG전자 등 11개사가 참여토록 유도했다. 할인율은 업종과 업체별로 달랐지만 최대 50~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첫 행사여서 미비한 점도 지적됐다. 준비기간이 한 달여에 불과해 홍보가 가장 부족했다는 점이다. 지방은 물론 서울 일부 와곽 지역 대형마트이 현장 근무자들조차 행사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기존 업체들의 연말 세일 기간과 맞물려 유통산업연합회가 '숟가락만 엊은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K-세일 행사는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세일 대전으로 해외 직구를 국내 소비로 유도해 내수 진작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준비단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참여기업들의 매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유통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