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판 달구는 '무슬림 논쟁'
2015-12-08 16:20
트럼프 모든 무슬림 입국금지…"파시즘적 발상" 비난 이어져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샌버나디노 총기참사 뒤 무슬림 정책이 미국 정치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IS와 미국 무슬림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지 하루만에 공화당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들고 나왔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의회가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기 이전까지는 모든 무슬림이 미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주장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경선 캠프 측은 이번 성명에서 금지 대상으로 삼은 무슬림이 이민자와 여행객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 입국허가시 종교에 차별을 두어야하는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일부 지지자들은 열성적으로 이 정책에 동조하고 있지만, 비판 여론도 들끓고 있다. 민주당 경선 대표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부끄럽고 편견에 사로잡힌 분열적인" 사고라고 비난했으며,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도 "우리가 모든 무슬림을 싫어하는 것을 트럼프는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전체의 가치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리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과 무슬림이 싸우는 것은 IS의 전략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성명고 함께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인종차별'(racism), '파시즘'(fascism), '편협한 사람'(bigot) 등의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빠르게 퍼졌다. 트럼프를 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빗댄 해시태그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