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 추는 국제유가, OPEC 회의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

2015-12-03 16:03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석유수출기구(OPEC) 정례회의를 이틀 앞두고 국제유가가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추가 유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CNBC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6%(1.91달러) 폭락한 39.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3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지난 2008년 2월 당시 배럴당 32.40달러까지 떨어졌다. 현재 유가는 145달러로 고점을 찍었던 2008년 7월 대비 7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유가 하락 원인으로는 강달러 현상에다 미국 내 원유 비축량 증가·글로벌 경쟁에 따른 산유량 증가 등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주(11월 23~27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전주보다 117만7000배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0주 연속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 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를 계기로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보도를 통해 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가격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전문가 대부분은 OPEC의 산유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유량 관련 합의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은 일단 생산비가 높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을 견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티케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관계자인 타리크 자히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감산 카드를 꺼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와 이란의 증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라크는 올해 OPEC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원유 생산을 늘려온 나라 중 하나다. 또 다른 OPEC 회원국인 이란은 내년 1분기에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면 원유를 추가 생산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경제제재가 풀릴 경우 이란은 원유 수출을 현재 하루 110만 배럴에서 추후에는 2배인 220만 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메디 아살리 OPEC 이란 측 대표는 "OPEC 회원국 대다수가 유가 수준 회복을 위해 산유량 감소 조치를 원하고 있지만 비OPEC 회원국이 감산하지 않는다면 OPEC 측도 감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