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카메라 빠진 틈 꿰찬 캐논…또 1위 ‘수성’
2015-12-02 16:08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카메라 시장에서의 삼성의 부재가 캐논과 소니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줄곧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2위를 유지하던 삼성이 올 한해 마케팅 활동이나 신제품 출시 등 아무런 카메라 관련 사업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생긴 공백에 동종 업계 최대 경쟁자들이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카메라 철수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1년 이상 아무런 관련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사실상 삼성이 카메라 사업에 손을 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 카메라의 부재가 커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전체 교환식 렌즈 시장에서 최대 라이벌인 캐논과 소니가 삼성이 보유했던 점유율을 나눠 갖는 양상인데, 탄탄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을 기반으로 최근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도 주력하고 있는 캐논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2일 시장조사기관GfK에 따르면 캐논은 지난 10월 기준 전체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수량기준과 매출 기준 모두 4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 또 다시 소니(34.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5개월째 1위 수성이다.
미러리스 시장으로만 보면, 단연 소니가 압도적 1위다. 그러나 한 자릿수에 머물던 캐논이 삼성 카메라의 점유율을 갖고 오면서 최근 20%이상의 점유율까지 달성해 소니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카메라의 점유율이 소니보다 캐논 쪽으로 더 많이 기운 배경에는 양 사의 엇갈린 행보가 있다.
삼성 카메라 소비자가 주로 전문가가 아닌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해왔던 만큼, 최근 ‘EOS M3’ 등 엔트리급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하고 있는 캐논이 소니보다 삼성 카메라의 점유율을 더 가져갔다는 평이다.
전통적 DSLR카메라 강자로 꼽혀온 캐논은 지난 4월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를 출시하고 전 모델인 EOS M2의 할인판매 하는 등 일반 사용자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해왔다.
게다가 캐논이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기 전 충성도 높은 DSLR 고객층을 든든히 확보해둔 점과 배우 강소라를 전속모델로 앞세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점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캐논측 관계자는 ”저희는 꾸준히 DSLR 유저가 있는 상황에서 엔트리급 고객까지 공략했고, 게다가 삼성이 카메라 마케팅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점 등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덕분에 현재 한 자릿수였던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이 20%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니는 당초 주름 잡았던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이제 전문가용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니는 올해 풀프레임 A7 시리즈인 'A7R마크2'와 'A7S마크2' 등 2종의 하이엔드 미러리스 제품만을 출시하며 전문가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소니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DSLR 사용자 등 쉽게 브랜드를 바꾸지 못하는 사용자층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나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니측 관계자는 “소니가 못한 것이 아니다”라며 “소니의 미러리스 점유율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오히려 증가했지 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소니와 캐논이 삼성의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을 비슷하게 가져갔지만, 기존 DSLR 카메라 점유율을 갖고 있는 캐논이 이번에 추가 점유율을 가져가 이 같은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 순위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의 소니 점유율은 48%를 기록한 지난 6월부터 51%(7월), 55%(8월), 56%(9월) 등 꾸준히 상승했으며 가장 최근인 10월에는 57.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