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법 개정안 처리... 대한항공 경복궁 옆 호텔 건립 향방은?

2015-12-02 11:37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학교 앞 호텔법’으로 불리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가운데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호텔 건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숙원사업이던 7성급 한옥 호텔 건립 대신 문화융합센터 건립에 집중한다는 기존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정부가 제출한 원안보다 유해시설 차단 장치를 강화해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유해시설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해 단 한 번이라도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바로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다. 또 모텔 등 영세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자 면제 조건을 객실 100실 이상인 비즈니스 호텔급으로 제한했다.

법 시행을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법 적용 지역도 관광호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경기로 한정했다. 아울러 호텔 등 숙박 업소 설치가 불가능한 절대정화구역은 현행 50m에서 75m로 확대해 학교로부터 더 거리를 두게 했다.

앞서 야당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관광숙박시설 설립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두고 교육 환경이 저해될 것을 우려했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유해성 여부에 관계없이 학교 앞에 관광호텔이 들어설 수 있다며 법안 처리에 강력 반발했다. 또 대한항공이 서울 경복궁 옆에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특혜를 주려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표적인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꼽았으며 여당이 정기국회에서 총력을 기울인 법안이다. 대한항공이 서울 송현동 부지에 호텔 대신 복합문화허브공간을 조성키로 하면서 개정안 처리에 탄력이 붙었다.

대한항공은 관광진흥법 개정안 통과와 상관없이 복합문화허브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문화융합센터 건립에 집중한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대한항공은 서울 송현동 부지를 숙원사업이었던 호텔건립 대신 복합문화허브 ‘케이-익스피리언스’ 공간으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복합문화센터 규모는 지하 3층·지상 4~5층이며, 2017년까지 1단계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 3000억원 상당을 주고 매입해 애초 7성급 한옥호텔을 이곳에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학교 반경 200m 이내 호텔 건립을 규제하는 관광진흥법이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행정소송까지 냈지만 대법원에서 결국 패소했다. 당시 대한항공 숙원사업이었던 경복궁 옆 호텔건립 사업 총괄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다. 

지난 8월 대한항공 경복궁 옆 부지 복합문화허브 조성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성배 대한항공 상무는 "현재 문화융합센터에는 호텔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문화센터 자체가 전체 부지를 활용하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텔 건립을 포기했다는 말은 하지 않아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가 숙원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비춰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