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약지 길이 차이 클수록 딸 출산 확률 높다
2015-11-25 17:47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검지와 약지 손가락의 길이 차이가 큰 여성일수록 딸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자녀의 성별 결정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천대 길병원과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공동연구팀은 비뇨기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60세 미만 508명(남 257명, 여 251명)을 대상으로 손가락 길이 차이와 자녀의 성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1월호에 발표됐다.
또 손가락 길이 비율은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누는 방식으로 비율을 두번 측정한 뒤 평균값을 냈다.
그 결과 검지와 약지의 길이 차이가 클수록 딸의 수가 많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아들의 수와 자녀의 성비는 이들 손가락의 길이 비 차이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반대로 아들 없이 딸만 가질 확률을 보면 손가락 길이 비율이 0.95 이상인 여성이 0.95 미만인 여성의 약 2배에 달했다.
남성의 경우는 손가락 길이 차이와 자녀의 성비에 유의적인 상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녀의 성별이 X·Y 중 어떤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 수정을 하느냐에 따라 무작위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기존의 증거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김태범 길병원 교수는 "여성의 손가락 길이 비율 차이가 체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상관성을 가지면서 성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녀의 성 결정이 남성보다는 여성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2010년 세계 처음으로 손가락 길이 차이가 작을수록 전립선암 위험도가 높다는 논문을 영국 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한 데 이어 전립선비대증 약물치료, 전립선암의 악성도, 성인 폐기능, 고환 크기 등에도 손가락 길이 비율에 차이가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내놔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