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하늘길, 저비용항공사 점령…연평균 수송객 35% 늘어

2015-11-25 17:17
2011년 9.8%→2015년 36.7% ‘비상(飛上)’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확대, LCC 단거리 노선전략 궁합

국적 LCC 5개사 일본 노선 수송 분담률 추이 및 항공사별 수송 분담률[표=제주항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선뿐 아니라 근거리 국제선인 한국과 일본 하늘길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세로 떠올랐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LCC들의 근거리 국제선 수송분담률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국적 LCC 5개사의 국내선 수송분담률은 51.2%를 기록하며 이미 FSC(Full Service Carrier)의 기존항공사 수송분담률을 넘어섰다. 이 추세가 근거리 국제선에서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된 곳은 한일 노선이다. 인천국제공항과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 7개 국적 항공사의 한일노선 수송객수는 환승여객을 제외한 유임승객을 기준으로 총 750만9171명이다. 이 중 국적 FSC를 이용한 여객수는 677만5816명으로 90.2%를 차지했고, LCC 수송분담률은 9.8%(73만3355)명에 불과했다.

이후 LCC들은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대하거나 증편을 통해 2015년까지 연평균 35.1%씩 성장하며, 9월말 기준으로 전체수송객 666만4676명 가운데 36.7%인 244만3746명을 수송했다. 반면 FSC는 점유율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63.3%인 422만930명을 수송하는데 그쳤다. 불과 4년 새에 FSC의 점유율은 26.9% 줄어들고, 그만큼 LCC가 가져간 것이다.
 

원엔 환율과 우리 국민 일본여행 변화 추이[표=제주항공]


이 같은 시장변화의 이유로 각 항공사의 노선 전략과 원-엔 환율 등 외부변수가 꼽힌다. 2013년 이후 원-엔 환율 하락으로 구매력이 커진 우리나라 여행객의 일본방문 증가는 근거리 국제선을 확대하는 LCC의 노선전략과 맞아 떨어지며 시장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근거리 국제선에서 다양한 부대비용이 포함된 높은 운임의 항공권 대신 소비자 스스로 여러가지 유료서비스를 선택하고 운임은 낮추는 LCC에 대한 선호도가 급상승한 것도 시장 구도 변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여행객이 감소한 측면이 있지만, 2011년 166만명에 불과했던 일본 방문 우리나라 여행객은 올해 9월말까지 벌써 286만명에 육박한다. 또 2011년 12월말 기준 제주항공 등 5개 LCC의 일본 정기노선은 11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 11월 기준으로 총 28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새로운 BI가 적용된 제주항공 비행기[사진=제주항공]


한일노선의 국적 LCC간 경쟁에서는 제주항공이 앞선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76만5714명을 수송해 31.3%의 수송분담률을 기록했다. 이어 △에어부산 22.8%(55만7471명) △진에어 19.6%(47만9603명) △티웨이항공 16.3%(39만7669명) △이스타항공 10.0%(24만3289명) 순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7개 국적항공사의 전체 한일노선 수송객수 비중에서도 11.5%를 차지하며, LCC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리수 분담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 자유화가 이뤄지지 않은 중국지역을 제외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비행거리가 짧은 해외노선에서는 국내선과 동일한 유형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근거리 국제노선이 빠른 속도로 LCC 중심으로 시장구도가 변하는 만큼, 신규취항은 물론 기존노선에 대한 공격적인 증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 부산~오사카(일 2회), 부산~후쿠오카(일 1회) 노선에 신규취항한데 이어 현재 하루 한차례씩 왕복 운항하는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12월2일부터, 인천~오사카와 김포~오사카 노선을 12월11일부터 하루 2차례 왕복 운항으로 운항횟수를 2배씩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