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메르스에 사업부도…강도로 변한 가장 '징역 2년6개월'

2015-11-25 07:33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운영하던 업체가 망하면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던 50대 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인정 죄명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52)씨에게 징역 2년개6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자칫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었고 피해자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비록 피고인에게 경제적, 가정적으로 딱한 사정이 인정되기는 하나 책임을 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7월5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강남의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여·61)가 혼자 벤츠 승용차에 타는 것을 보고 조수석에 뒤따라 탔다.

그는 피해자를 공업용 커터칼로 위협했으나 피해자가 운전석 문으로 뛰쳐나가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씨는 경기도에서 학교 건축자재 납품업체를 운영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부도를 맞았다. 재기를 꾀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공사가 잇따라 취소되며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형편이 기울었다.

또 부인과 이혼한 이씨는 암 투병 중인 모친과 백혈병을 앓고 형 등 책임져야 할 식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씨는 '부자들에게 도움을 얻어보자'며 강남에 갔다가 여성 혼자 운전하는 외제차를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전날부터 밥을 먹지 못해 힘이 없어 피해자의 저항에 힘없이 커터 칼을 떨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